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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I 삼성전자

[스포츠서울 김태헌 기자]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 소재 기업들의 기술 국산화에 속도가 붙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고순도 불화수소·플루오린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등 3대 핵심 소재 중 포토레지스트를 제외한 두 소재는 연내 국산화와 함께 일부는 이미 실제 공정에 투입,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반도체 기판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솔브레인과 SK머티리얼즈가 연내 생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특히 솔브레인은 다음 달 제2공장 증설을 마치고 삼성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일부 제품은 삼성전자 반도체 양산 라인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머티리얼즈 역시 지난달 27일 “99.999% 이상의 고순도 불화수소 기술을 확보했다”며 “연말까지 시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또 디스플레이 소재인 플루오린폴리이미드의 경우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연내 생산을 목표로 자체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SKC의 충북 진천 공장이 10월 완공되면 연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최근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폴리이미드 도료의 국산화 소식까지 전해지며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국산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감광재)의 경우 금호석유화학과 동진쎄미켐이 국산화를 추진 중이지만,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커 국산화에는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포토레지스트를 제3국에 위치한 일본기업의 자회사를 통해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최근 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벨기에 소재 업체에서 감광액을 조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일본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피해를 노리고 진행한 이번 수출 규제가 오히려 국내 소재 산업의 국산화와 기술 개발에는 기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의 자체조달률은 27%이며, 디스플레이(45%), 전기·전자산업(63%), 자동차산업(66%) 수준을 보인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재부품 국산화와 일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범부처 현장 지원단도 가동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매년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에 2조원 이상의 예산을 특별회계 또는 기금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일본은 지난 7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했으며, 오는 28일부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달 4일에는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핵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해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수출만 허가했다.

11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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