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한국야구대표팀의 이정후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공식 훈련 중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이정후(21·키움)의 염원은 태극마크에 닿아있다.

데뷔 시즌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성적으로 각종 신인 관련 기록을 새로 쓰며 압도적 신인왕에 오른 이정후는 프로 2년차에도 업그레이드 된 기량을 뽐내며 2년차 징크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올시즌도 부상 암초를 만나긴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제 페이스를 찾아 순항 중이다. 17일까지 타율 0.336, 6홈런, 60타점, 6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55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시즌 대비 삼진은 대폭 줄고 3루타가 확 늘었다. 그만큼 클러치 능력이 향상된 정교한 타자로 진화했다는 의미다. 키움을 넘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로 성장하고 있는 이정후다. 안타 부문 단독 1위에 올라 있는 이정후는 KBO리그 최초 부자 최다안타왕도 노리고 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코치는 1994시즌 196개의 안타를 쳐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이정후가 올시즌 아버지의 길을 따라간다면 KBO에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이정후는 큰 변수가 없다면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에 나설 국가대표팀 발탁이 유력하다. 이미 지난 7월 발표된 1차 예비엔트리에 승선했다. 학창시절부터 차근차근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이정후는 이제 성인대표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전 세계에 뽐낼 준비를 마쳤다. 이정후는 “신인 땐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나갔는데 그 땐 대표팀에 나이 제한이 있었다. 최선참이 (구)자욱이 형과 (박)민우형이었다. 국가대표였지만 청소년대표팀 느낌이 강했다. 형들과 좋은 추억을 쌓고 큰 경험을 얻은 대회였다”며 프로 데뷔 후 처음 합류했던 대표팀을 회상했다.

이정후
야구대표팀 3번 이정후가 12일 APBC야구대표팀과 경찰청과의 평가전 5회초 안타로 출루한후 1루로 귀루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그런 이정후에게 지난해 참가했던 아시안게임은 TV로 보면서 동경하던 선배들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던 의미있는 대회로 남았다. 이정후는 “작년 아시안게임은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선발돼 출전한 대회였는데 모든 것이 꿈 같았다. 특히 선배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많이 보고 배우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젠 한 단계 더 나아가 전 세계 야구 강국들이 한 데 모이는 프리미어12가 이정후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최종 엔트리 발표까진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정후는 프로 데뷔 후 3번째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그는 “당연히 국가대표 승선 욕심은 난다. 만약 국가대표로 뽑히게 된다면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 프리미어12 예선도 홈구장인 고척돔에서 열리는 만큼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보란듯이 실력으로 깨고 나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킨 이정후가 11월 태극마크를 달고 고척돔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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