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으로 가는 저축은행·캐피탈…국내 벗어나 새 먹거리 찾는다
    • 입력2019-08-13 06:00
    • 수정2019-08-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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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픽사베이
필리핀 마닐라. 제공|픽사베이

[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힘입어 금융권의 아세안(ASEAN) 국가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은행, 보험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캐피탈사도 동남아 진출을 위한 ‘새 시장 찾기’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은 국내 금융권 중 제일 늦게 해외 시장에 진출한 업권이다.

저축은행은 금리 위주 영업으로 수익 창출이 한계에 부딪힌 데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대출총량제 등 각종 규제로 국내 영업이 녹록치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동남아 시장의 높은 성장률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저축은행에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저축은행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의 모회사인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웰컴저축은행의 웰컴금융그룹 등이 동남아 국가에 진출해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모색해온 만큼 정부 정책과 함께 동남아에서 영업 환경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웰컴금융그룹 2파전 양상

OK저축은행의 모회사인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시중은행 안다라뱅크를 인수해 ‘OK뱅크 인도네시아’를 열었다. 이는 하나·우리·신한은행 등에 이어 네 번째로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2금융권 업체 중에서는 최초다. 아프로서비스그룹 관계자는 “1금융권 진입장벽이 낮은 동남아 금융시장의 이점을 살려, 시중은행 자격으로 동남아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원(OJK)으로부터 디나르뱅크 인수를 최종 승인받으며 안다라뱅크에 이어 두 번째 인수에 성공했다. 디나르뱅크와 OK뱅크 인도네시아를 합병해 현지 영업을 확대하고 소매금융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캄보디아에서도 프놈펜상업은행(PPCB)을 인수해 서민대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웰컴금융그룹은 캄보디아, 필리핀, 라오스 등에 진출해 있다. 웰컴금융그룹은 지난 2008년 캄보디아에 소비자금융업을 위한 해외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4년엔 필리핀에서 ‘웰컴 파이낸스’를 설립한 바 있다. 웰컴 파이낸스는 현지에서 자동차 금융사업 등을 펼치며 마닐라와 바기오, 일로일로, 세부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웰컴금융그룹은 지난해 라오스에 중고차·오토바이 거래가 많은 지역특색에 맞춰 리스사를 설립해 중고차와 오토바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울러 ‘온디맨드’(모바일 기반 주문형 서비스 플랫폼) 전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술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웰컴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스마트뱅크’ 인수 계약을 완료한 후 필리핀 중앙은행의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웰컴금융그룹과 필리핀 현지 파트너사가 각각 6대 4의 비율로 합작하는 방식이다. 그룹 관계자는 “필리핀 중앙은행의 대주주변경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마무리 단계”라며 “향후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투자와 진출을 위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게 되면 내년 상반기 중 ‘웰컴 뱅크’라는 사명으로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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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JT캐피탈 등 관계자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4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Jeffry Wikarsa NH코린도증권 대표이사, 고태순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안도 리츠오 인도네시아 J트러스트 뱅크 이사, 차동구 JT캐피탈 대표이사. 제공|J트러스트 그룹

◇동남아 진출 시동 거는 J트러스트그룹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JT캐피탈을 계열사로 둔 J트러스트그룹은 지난 2013년 싱가포르에 ‘J트러스트 아시아’를 설립했다. 이곳은 현지 기업 대상 투자와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계열사다. J트러스트그룹은 2014년 인도네시아 진출 후 자카르타 본점을 포함해 ‘J트러스트 뱅크 인도네시아’ 47개 지점망을 확보했다. 이후 J트러스트 인베스트먼트, J트러스트 올림핀도 등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과 외환업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캄보디아 상업은행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JT캐피탈은 인도네시아 J트러스트 뱅크·NH농협캐피탈·NH코린도증권과 함께 4자 업무협약(MOU)을 맺고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해외 사업과 기업금융, 신기술투자, IB업무에서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J트러스트는 ANZ 로얄은행 지분 55%(41만2500주)를 ANZ Funds Pty(ANZF)로부터 취득할 예정이다. 현재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지분인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ANZ 로얄은행은 2005년 설립된 상업은행으로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에 특화됐다는 평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남방 국가의 높은 성장성이 해외 사업 진출에 양분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인 아세안의 지난해 평균 경제성장률은 5.2%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잠재성장률(2.5%)의 두 배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국가들이 향후 10년 동안은 5%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남방 진출의 또 다른 이유는 OK와 웰컴 등 대부업을 기반으로 한 저축은행들이 대부자산을 축소시키는 대신 새로운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감독 아래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을 청산해야 한다. 수익성 높은 대부업을 청산하기 위해 수익다각화 차원에서 적극적인 해외진출에 나선다는 의미다.

◇서민금융 강점…자기자본규제, 현지 리스크는 부담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보험·카드사 등도 신남방 국가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예상된다”며 “저축은행의 특성 상 서민금융, 특히 신용대출에 강해 이러한 장점을 살려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금융사뿐만 아니라 해외금융사도 동남아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이끌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자본 출자 제한과 현지 시장 리스크도 부담으로 꼽힌다. 규정상 국내 저축은행이 해외시장에 투자하려면 자기자본의 최대 5%까지만 출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수 있어 모회사(그룹)를 통해서 진출하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현지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은 꾸준한 문제로 제기돼 왔다. 신남방 국가는 금융 인프라가 아직 덜 발달된 데다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렵다. 또 외국 투자자본 의존도도 높아 자본 유출 시 국가 경제가 위험해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기자본 출자 제한을 완화하고 현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위해 정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리기자 kooill9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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