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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주인공이 되면 연기가 재미 있을까 궁금했다. 무대위 스포트라이트에 희열을 느껴보고 배우의 꿈을 꾼게 아니었다.”

배우 우도환이 영화 ‘사자’(김주환 감독)로 스크린에서도 주연 반열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연기의 매력은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는 이야기를 해 귀를 기울이게 했다.

영화 ‘마스터’(2016·조의석 감독)로 스크린에서 먼저 얼굴을 알린 우도환은 이미 안방극장에서는 라이징스타로 떠올라 주인공을 꿰차고 있는 중이다. 현재는 가을에 내놓을 JTBC ‘나의 나라’를 촬영하고 있고, 내년에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더킹:영원의 군주’에도 이름을 올린다.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귀수’(리건 감독)에도 나서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불과 3년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성장한 그는 “운이 정말 좋다고밖에는 말할수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또한, “좋은 선배, 좋은 작품에 많이 참여할 수 있었다. 연차도, 데뷔한지도 얼마 안됐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하니까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이번 영화로 만난 김주환 감독부터 배우 박서준과 안성기에 대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그의 노력도 상당했겠지만,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겸손함이 영화 ‘사자’에서 보여주는 악역과 대비되며 스크린 밖에서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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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는 언제가 제일 운이 좋았다고 볼까. 우도환은 질문을 받고는 망설임 없이 ‘마스터’를 꼽았다. 그는 “‘마스터’ 오디션에 봤을 때 제인생에서 제일 못본 오디션이라고 일기장에 썼다”고 밝혔다. “그때 ‘인천상륙작전’ 단역을 찍느라 반삭(발)을 했는데, 외형적으로도 조금 두려웠던 것 같다. 그전 오디션에선 메이컵도 받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은데 반삭을 하니까 알몸으로 오디션을 보러 간 것 같았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와서 일기장에 쓴 것 같다.”

꾸준히 연기 일기를 쓰는 만큼 기억이 또렷한 우도환은 “그런데 1차에 붙었다길래 ‘와 신기하다’ 했다. 2차 오디션을 볼때는, 그전에 여권이 없었는데 여권을 만들어서 갔다. 그리고 감독니께 ‘저는 (‘마스터’의 해외로케이션이 정해져있던)필리핀으로 갈 준비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며 당시를 생생하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참여하게 된 ‘마스터’로 자신의 얼굴이 알려질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우도환은 “그래서 그때가 가장 운이 좋지 않나 싶다”고 다시 한번 말했다. “그냥 좋은 선배들과 함께 하는 경험에 큰 의미를 뒀는데,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기까지 했다.”

짧은 경력에도 굵직한 작품 경험이 많은 만큼 남다른 감회가 있을 듯한 그에게 연기의 매력이 무엇일지 물었다. 그는 “현장에서 만들어 나갈 때가 가장 매력적인 것 같다”면서 “내가 준비를 해가도 완전히 다른 걸 원할 때, 아니면 중간지점을 맞추거나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 재밌다. 내가 이공간에 처음 왔는데, 많이 왔던 것처럼 해야하고, 내 생각을 말하고 감독님의 말을 듣고 소통하면서 하는게 재밌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는 혼자 하는게 아니라 100명과 함께 하는 거라 생각한다. 모두의 연기가 들어가는 씬이기 때문이다. 다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 그게 연기인 것 같다”고 한 우도환은 “그걸 알게 된게 얼마 안됐다”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이어서 “예전에 카메라 앞에서 오디션을 준비할때는 연기가 재미 없었다”고 말한 우도환은 “그래서 오디션을 보고 나면 재밌을까 생각했다. 그래도 재미가 없으니 주인공을 하면 재밌을까 했다. 그런 의문에 연기 선생님께 이야기를 하니 주인공을 한다고 그런게 아니라고 답해주더라”며 연기 지망생 시절의 고민을 회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연기의 매력은 그렇게 다함께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무언가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우도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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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배우를 지망하면서도 연기의 매력은 뒤늦게 찾은 셈인데, 그렇다면 배우는 왜 꿈꾸게 됐을까. 그는 “(KBS2 드라마)‘추노’라는 작품을 처음 보고 느낀 게 많았다. (극중)장혁 선배를 보면서 사랑은 이런거구나 느끼고, 배우가 이런것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할수 있구나 싶었다. 나도 배우를 하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겠구나 해서 하게 됐다. 연기가 좋아서 도전한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연기가 재밌거나 누가 나에게 집중해주는것에 희열을 느낀게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은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구나 하면서 시작했다”고 말한 우도환은 “그래서 요즘 장혁 선배와 드라마(‘나의 나라’)를 함께 하면서 이 이야기를 그대로 장혁 선배에게 전했다. 고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주어진 자리라면 어디서든 빛나는 배우로 또 한 계단 성장한 우도환. 새삼 연기의 매력에 푹 빠진 그가 앞으로 어떤 활약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배우가 될지 주목된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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