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쌍꺼풀 없는 깊은 눈매의 동양적 마스크. 요즘 대세인 ‘무쌍’ 스타 김고은과 박소담의 뒤를 이을 신예가 등장했다. 최근 종영한 KBS2 ‘퍼퓸’을 통해 지상파 드라마에 데뷔한 배우 조혜원(26)이 그 주인공이다.

어느 것을 그려도 그대로 드러나는 도화지 같은 조혜원의 얼굴에선 다채로운 매력이 묻어났다. ‘퍼퓸’ 종영 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조혜원 역시 자신의 쌍꺼풀 없는 눈을 배우로서 가진 본인의 매력으로 꼽으며 “메이크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서 많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얼굴이 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조혜원은 ‘퍼퓸’에서 김진경(김진경 분)의 고등학교 단짝 친구이자 모델 지망생이자 월드스타 민석(김민규 분)의 열혈 사생팬인 수연을 맡았다. 민예린(고원희 분)의 변신을 목격한 후 민예린의 진면모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출연 소감에 대해 조혜원은 “공중파 작품이 처음이라 부담과 걱정이 많았는데 촬영을 하면서 캐릭터를 맡고 그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있더라”라고 소회하며 “워낙 좋은 선배들, 스태프들 덕분에 부담을 거의 느끼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칫 밉상일 수 있는 캐릭터를 조혜원만의 엉뚱하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극의 감초 역할을 해냈다. “사실 처음 대본에선 악역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니 작가님이 수연이가 무조건 착하고 어리기만 한 애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염두해 두라고 하시더라”라고 설명한 조혜원은 “수연이가 1차원적 악역으로 보이는게 싫었다. 그래서 그렇게 보이지 않도록 혼자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예를 들면 연예인을 좋아하는 18살인 수연이의 마음이 어떤지 이해하기 위해 제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캐릭터를 그려나갔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학창시절 소녀시대의 팬이었단 그는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상상해 가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사생팬은 아니었지만 제가 누군가를 좋아했던 경험을 극대화 시켜 상상해봤다. 수현의 입장이라면 어떤 마음이고 어떻게 행동했을지 저 나름대로 많이 고민하고 표현했다.”

2016년 영화 ‘혼숨’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조혜원은 웹드라마 ‘뷰티학개론’. ‘더쿠션’, ‘너의 연애 브이로그’, OCN ‘트랩’ 등에 출연하며 작은 역할이었지만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나갔다. ‘퍼퓸’에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는 조혜원은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땐 수연 역할이 아닌 민예린과 함께 나오는 현지 모델 역할을 보러 갔다. 그런데 저를 보시고 감독님께서 수연 캐릭터가 더 어울릴 거 같다고 하셨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출연진들과 호흡은 어땠냐고 묻자 가장 붙는 장면이 많았던 김진경에 대해 “엄청 털털하고 유쾌해서 역할상에서도 친구인데 실제로도 친구처럼 지냈다”고 전했다. 또 신성록에 대해 “민재희가 변신하는 걸 목격하고 놀라서 도망가는 신이었는데 신성록 선배님께서 그냥 지나가버리면 재미없으니 웃음 포인트를 줘보자고 얘기하시면서 노하우를 알려주셨다. 어떻게 코믹하게 뛰어갈 수 있을지 대본을 보며 고민이 많았는데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그는 “제가 나오는 장면이 다른 분들에 비해 발랄한 분위기의 장면이 많다 보니 감독님께서 모니터하실 때 저를 보고 많이 웃으신다고 하시더라. 그 얘기를 듣고 힘이 났다”며 웃었다. 실제로 김민규, 고원희와 동갑내기인 조혜원은 “제 친구들과 건너 건너 아는 사이더라. 친구여서 의지도 많이 됐는데 이번 작품에선 겹치는 장면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고 덧붙이기도.

키가 172cm인 조혜원은 어릴 적 큰 키가 콤플렉스였다고 고백했다. 그런 조혜원을 보고 어머니가 모델을 해보라고 먼저 권유했고, 실제로 모델과를 준비하기도 했다고. 우리나라에 모델과가 별로 없다보니 그는 우연히 성신여대 연기과에 들어가게 됐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거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모델을 못하고 연기하는 거에 후회는 없다. 연기를 하다보니 잘 맞는 느낌도 들고 자신감이 붙는다.”

조혜원은 롤모델로 배우 라미란을 꼽았다. 그는 “작품마다 맡는 배역이 모두 다른데 가지각색의 특징들을 잘 살리시는걸 보고 나도 저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다음에 한 작품에서 만나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매력적인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올해 하반기에 작품을 하나 더 하고 싶고 올해 마무리로 신인상을 타는게 목표다”라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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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