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n diver Kim Su-ji
한국 다이빙에 사상 첫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을 안겨준 김수지가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시상식 직후 동메달을 들어올리며 미소 짓고 있다. 제공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경영에서 다이빙으로 옮겨간 한국 수영의 물줄기를 확인해볼 수 있는 대회였다.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28일 폐막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영 29명, 다이빙 8명, 수구 26명, 아티스틱 스위밍 11명, 오픈워터 수영 8명 등 총 82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 출격한 한국 선수단도 안방에서 치르는 수영 축제를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동메달 하나 뿐이다. 개최국 노메달의 수모를 간신히 모면한 아쉬운 성적표지만 한국 다이빙의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최대 성과로 남는다. 혼성을 제외한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에서 결승 진출자를 배출했다. 대회 사상 한국에서 첫 메달을 따낸 것은 물론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내며 도약대에 올라섰다.

김수지(21·울산광역시청)는 이번 대회가 배출한 깜짝 스타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의 한국 선수단 최연소 참가자였던 중학생 소녀는 이제 어엿한 성인 선수로 성장해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대회 첫날 열린 1m 스프링보드에서 결승까지 오르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이빙 종목에서 메달을 딴 최초의 한국 선수이자, 경영까지 범위를 넓혀도 박태환(30·인천시청)에 이어 두 번째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다.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은 모든 출전 종목에서 메달권에 근접한 순위를 써냈다. 역대 한국 남자 다이빙 최고 순위(4위)도 경신했고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2장이나 따냈다.

수면 위로 드러난 결과는 물밑에서 쏟은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의 실패를 바탕으로 플랫폼 종목을 버리고 스프링보드에만 전념한 김수지는 지난해부터 부쩍 기술적으로 성장하며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싱크로나이즈드 호흡을 맞춘 우하람-김영남 조의 팀워크는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두고 물이 오른 상태다. 지난 7년간 한국 다이빙 국가대표팀을 지도해온 권경민 코치는 “사람들은 ‘깜짝 메달’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 선수들은 중학교 때부터 거의 8년째 선수촌에서 훈련하며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단계다.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싱크로’를 향한 대표팀의 선택과 집중이 확실한 만큼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도 더이상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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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이 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역영을 펼친 후 기록을 확인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제공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반면 경영 대표팀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모든 종목을 통틀어 예선을 통과한 선수는 여자 개인혼영 200m의 김서영(25·경북도청), 여자 접영 200m의 박수진(20·경북도청), 남자 배영 200m의 이주호(24·아산시청), 여자 평영 200m의 백수연(28·광주시체육회)까지 4명에 그친다. 결승행으로 좁혀보면 김서영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 그러나 메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여겨졌던 김서영마저도 시상대에 올라서진 못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기록(2분08초34)은 물론 올 시즌 최고 기록(2분9초97)과 비교해도 크게 뒤져 아쉬움이 컸다. 포스트 박태환을 준비해야 하는 한국 수영의 해묵은 고민도 다시 시작됐다. 지난 5월 김천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가능성을 보인 김민섭(남자 접영), 김민주(여자 자유형) 등 중학생 선수들에게 2020년 새 희망을 걸어야 할 판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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