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작곡가 겸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가 자신의 히트곡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소신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팬들과 소통했다.


신사동호랭이는 24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뮤지코인 문화공간(살롱 드 뮤지코인)에서 열린 '살롱 데이트' 행사에 참석했다. 진행은 가수 프라임이 맡았다. 40여 명의 팬들이 함께한 가운데 모모랜드 '뿜뿜', EXID '위아래', 에이핑크 'No No No' 등 신사동호랭이의 대표곡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오갔다.


신사동호랭이가 본격 팬들과 만남을 갖기 전, 그에게 작곡가 활동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먼저 직접 만든 곡으로 가수가 대박을 터뜨리면 어떤 느낌인지 물었다. 그는 "초반은 마냥 좋았는데 횟수가 잦아지니 다음 곡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은 건 하루가 채 안 가고, 바로 현실로 돌아온다. 가수가 영광을 얻게 되는 건 너무 좋고 기쁘다"라고 말했다.


'히트 작곡가'인 그이지만 슬럼프를 피할 수 없을 터. 이에 대해 "작업을 할 때 감이 안오면 수렁에 빠지는 편이다. 그래도 느낌이 올 때까지 계속 집중한다. 그렇게 하다가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신사동호랭이라는 이름으로 가요계에 발을 디딘 건 지난 2005년. 어느덧 활동 14년 차에 접어들었다. "저는 편곡을 하는 편이다. 일정 위치에 올라가면 편곡을 안 하는 작곡가들이 있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편곡을 하면 본의 아니게 초심이 생긴다"라며 나름의 롱런 비결도 밝혔다.


그가 작곡가로서 가장 뿌듯할 때는 곡을 받은 가수들이 좋아할 때라고 했다. "가수들은 기획사에서 시키는 노래를 할 때가 많다. 자신들이 원하는 노래를 부르는 게 힘든 편이다. 그래서 가수들이 제 곡을 받고 마음에 들어할 때가 가장 기쁘다"


진솔한 이야기는 팬들과 만남에서도 이어졌다. 재치도 더해져 2시간이 훌쩍 순삭(순간 삭제)됐다. 모모랜드는 지난해 '뿜뿜'으로 역주행에 성공, 대세 아이돌이 됐다. 그는 '뿜뿜'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멤버로 연우를 꼽았다. "'뿜뿜' 연우 파트에서 섹시한 느낌이 난다. (연우에게) 그 부분을 강조했더니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무대에서 잘 표현해줬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뿜뿜' 탄생 배경에 대해 "모모랜드는 그전까지 풋풋한 콘셉트를 해왔다. 모모랜드를 알고 있는 분들에게 괴리감 없이, 하지만 어떻게 차별화시켜야 될까 싶었다"라며 일련의 고민 끝에 '뿜뿜'이 탄생했다고 덧붙였다.


EXID '위 아래' 뒷이야기도 공개됐다. "당시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와 큰일나는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역주행 신화를 취재하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또한 "EXID가 그전까지 큰 반응을 얻지 못해 섹시한 걸 해보자고 제안했다. 멤버들도 저도 힘들었지만, 이 활동만큼은 행복하게 해보자고 말했다"라며 의기투합한 때를 회상했다.


또 에이핑크 'No No No'는 "사랑 이야기로 만든 게 아니고, 아버지에게 하는 말이다"라는 의외의 이야기도 꺼냈다. "따뜻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라며 "'슬퍼하지 마. 노노노', '지금 다가와 기대. 언제나 힘이 돼줄게' 등 모두 아버지에게 하는 말이다. 가사만 따로 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재평가 포인트(?)를 설명했다.


신사동호랭이의 노래 실력이 깜짝 공개되기도 했다. 직접 부른 비스트 '픽션(Fiction)' 가이드 버전을 들려준 것. 기계음이 가미되긴 했지만 높은 음역대를 깔끔하게 소화한 보컬이었다. 팬들이 감탄사를 외치자 신사동호랭이는 "음역대가 높게 올라가는 편이라, 여자 노래도 다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길게 부르지는 못한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Fiction' 탄생 배경에 대해서는 "당시 열애설로 화제가 된 스타들이 있었다. 곡이 너무 안 나와서 힘들었는데, 한 라디오 사연에 그 열애설을 두고 '완전 소설 같다'라고 보낸 청취자 반응이 있었다. 이 느낌으로 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비로소 창작 욕구가 솟았음을 표현했다.


신사동호랭이는 현재 남자 아이돌 그룹을 기획 중이라며 3인조 그룹 트레이를 언급했다. "프리데뷔로 한 번 나왔는데, 조만간 또 나올거다. 멤버들이 음악을 잘 만든다. 편곡과 믹스까지 한다. 저 편하자고 가르쳤는데 너무 잘하더라"라는 호평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신사동호랭이는 끝으로 프로듀서라는 위치에 대해 "음악만 볼 순 없는 것 같다. 시장과 경제 상황, 사회 배경 등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상사의 트렌드를 읽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라는 소신을 전했다.


한편 뮤지코인은 저작권료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매주 세 곡의 저작권료 옥션을 진행한다. 낙찰로 저작권의 주인이되면 누구나 저작권 공동체 일원으로서 매월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뮤지코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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