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재환 \'살 수 있어\'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두산 김재환이 4회말 우전안타를 치고 있다. 2019. 6. 19.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잠실 불운, 후반기엔 깨질까?’

두산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 마치며 후반기 반전의 키플레이어로 4번 타자 김재환을 지목했다. 그가 4번타자로서 에전처럼 제 몫을 해줘야 타선 전체가 살아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팀타율 0.309로 가공할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올해는 0.269(5위)로 떨어졌다. 반발력이 줄어든 새 공인구 등의 영향으로 프로야구 전체 타율이 떨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두산의 하락폭이 좀 더 크다. 장타력도 반토막이 났는데, 그래서 더욱 김재환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제는 아무나 칠 수 있는 홈런이 아니기에 역설적으로 더 4번타자 김재환의 장타본능이 깨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김재환은 올시즌 97경기에서 타율 0.281에 100안타 13홈런 68타점을 기록중이다. 시즌 MVP에 홈런왕에 오른 지난해 성적 타율 0.334에 44홈런 134타점과 비교하면 올시즌 부진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장타율은 0.435에 그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장타율은 매년 6할대를 넘겼는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홈런수 격감은 이해해도 2루타수가 10개 밖에 안된다. 장타율과 타율이 모두 떨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김재환의 장점은 리그 최고수준의 배트스피드를 이용한 라인 드라이브 타구다. 장타를 바라고 발사각을 조절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했지만 전통적인 홈런타자 스타일은 아니다. 홈런은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더 힘을 받았을 때 나오는 부산물일 뿐이다. 그런데 올해는 2루타가 사라졌다.

김재환은 “2루타가 줄어든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올해 유독 잠실구장에서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많다. 상대 호수비가 나오거나 어쩌나 한 번 야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가 나오면 그럴 수도 있거니 하겠는데 너무 많이 나와 답답하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김재환은 올해 잠실구장에서 열린 55경기에서 0.255의 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 0.281보다 한참 처진다. 잠실구장에서 타율을 다 깎아먹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전에도 홈 잠실에서 약했냐 하면 그건 아니다. 지난해 타율 0.312에 17홈런을 기록했고, 2017년엔 타율 0.331에 20홈런을 쳤다. 그 해 홈런이 35개였는데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20홈런이나 기록했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후반기 막판 자신만의 스윙을 조금씩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7월 12~14일 사직구장에서 전매특허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홈런과 안타를 만들어냈고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을 유지하며 밀어서 홈런도 쳐냈다는 점이다. 다만 바로 직후 잠실 KT전에서는 또 다시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 잡히는 아쉬움이 계속 됐다.

야수 정면으로 가는 아쉬운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이 우연인지, 상대의 수비시프트에 따른 필연인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지만 어떤 경우든 김재환이 극복해야 할 숙제다.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을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는 김재환이 어떻게 해법을 찾아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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