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두 번째 기각…분식회계 혐의 압박 지속삼바 김태한 대표 한숨 돌렸지만…검찰 “추가 수사 후 영장 재검토”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14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증선위 회의에 참석한 뒤 굳은 표정으로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 논란과 대표 구속 위기에서 한숨 돌렸다. 다만 혐의 입증과 대표 구속에 대한 검찰 의지가 확고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6일 고의적 분식회계 주도 혐의로 청구된 검찰 구속영장이 20일 새벽 기각돼 구속수사를 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대표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주요 범죄 성부에 다툼 여지가 있고,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와 기각은 2년 넘도록 계속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분식회계 논란에 새로운 분기점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고의적 분식회계 논란은 2016년 11월 코스피 상장 이후부터 시작된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에 착수하고, 1년 넘어서인 지난해 5월 ‘회계기준 위반’으로 결론내리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이어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까지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내고 행정처분을 결정했다.

수세에 몰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 정당성을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말에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행정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얻어내며 이슈 방어를 이어갔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그간 방어를 이어온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중대한 위기가 됐다. 검찰이 고의적 분식회계 수사에 이어 이를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핵심 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지난 5일과 10일 두 차례 김 대표를 소환·조사한데다 구속영장 관련 혐의가 4개에 달해 상당한 압박이 예상됐지만, 법원 설득에는 부족했다. 김 대표는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한 회계처리를 했고, 자신은 회계전문가가 아니어서 구체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또다시 이슈 방어에 성공하면서 당분간 김 대표를 중심으로한 경영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2011년 회사 설립 때부터 참여한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21년까지 매출 2조원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이후부터 급격히 성장추세다. 지난해에는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35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검찰은 “자료 입증 정도, 드러난 증거인멸, 관련자 허위진술 공모 등에 비춰 영장 기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추가 수사 후 영장 재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번 영장 청구조차 지난 5월 증거인멸 혐의 구속영장 기각 후 추진된 2번째 시도였다. 앞으로도 검찰 압박과 수사가 계속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방어 가능성을 예측하긴 어렵다.

lee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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