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성폭행 혐의\' 강지환, 마스크 쓴 채 묵묵부답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이후 잠잠했던 촬영장 내 성추문이 최근 잇따라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외주제작사 제이에스픽쳐스에서 제작중이던 드라마 ‘키마이라’가 스태프 성추행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24일 ‘키마이라’ 제작진 회식 자리에서 조연출 A씨가 스크립터 B씨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해당 스태프는 작품에서 하차한 가운데,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 큰 파장을 불러왔다.

B씨는 공개적인 사과를 원했지만, 실제로는 주요 보직자들만 모인 자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프로듀서 C씨가 ‘피하지 않은 너의 잘못이다’, ‘앞으로 무서워서 드라마를 하겠니’라고 2차 가해를 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이에 제작사 측은 해당 프로듀서의 언사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며 당사자가 겪는 피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제작진들의 방만한 성윤리 의식에 대한 비난은 거센 상황이다.

앞서 TV조선 ‘조선생존기’에 출연 중이던 배우 강지환은 함께 일하는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되며 드라마 주인공이 성추문으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강지환이 범행에 앞서 피해 여성들에게 게임을 제안해 술을 마시게 했다는 진술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피해자들은 강지환이 계속 답변이 곤란한 성적인 질문을 던져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지환은 체포 후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것을 기억나지만, 그후론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다 구속 후에야 “잘못했다.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준강간 혐의를 인정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강지환이란 개인으로서 문제를 넘어 연예인 그리고 한 작품의 주연으로서 책임감 없는 태도가 대중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무엇보다 두 사건 모두 촬영장 내 안일하고 왜곡된 성윤리 의식으로 인한 성추문이란 점에서 유사하다. 그 이면엔 ‘관행’을 핑계 삼는 폐쇄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촬영장의 열악한 제작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주 52시간을 지키는 등 영화를 시작으로 드라마 등으로까지 제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잇따라 촬영 중 성추문으로 제작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촬영장에서 주52시간 근무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성의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초 김기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재현, 조덕제 등 유명 감독과 배우로 이어진 미투 폭로는 촬영 현장이 얼마나 성윤리 ‘사각지대’였는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드라마 대본리딩 전 성희롱 예방 교육을 진행하는가 하면 대본에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조치를 취해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흐지부지 됐을 뿐더러 당사자들의 성의식이 변화하지 않는한 이런 노력은 ‘미봉책’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국 관계자는 “촬영 현장이 상하관계나 규율이 강한 집단이라 폐쇄적으로 운영돼 왔던건 사실이지만 미투 운동 이후 드라마 제작 현장도 의식구조가 개선되고 재정립되고 있다. 대본 표지에 성폭력 방지 안내문을 붙여놓거나 방송국 내 성평등센터를 만들어 홍보하는 등 촬영장 안밖으로 조심하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물론 이런 교육과 함께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올바른 성의식을 확립하고 스스로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세우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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