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들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가시나들’과 ‘모두의 주방’ 그리고 ‘우리동네 예체능’을 다시 볼 수는 없을까.

파일럿 방송 당시 호평을 받았던 MBC ‘가시나들’의 정규편성을 바라는 요구가 적지 않지 않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5~6월, 4부작으로 매주 일요일 방송된 ‘가시나들’은 평균나이 78살의 경남 함양군 문해학교 할머니들과 배우 문소리, 장동윤, 가수 육중완, 최유정, 우기, 수빈, 이브 등이 모여 함께 한글 공부를 하며 소통하는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연작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최근 기시감 넘치거나 자극적인 예능 사이에서 분명한 차별화를 주었고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재미는 물론 의미 있는 예능으로 지지를 받았다. 현재 사실상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재방송으로 ‘복면가왕’ 이후 주말 황금 시간대 일요일 예능 블록을 채우고 있는 MBC지만 파일럿 당시 3~4%대 다소 저조한 시청률이 정규편성이나 시즌제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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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일럿 방송 후 올 초 정규편성됐던 ‘모두의 주방’도 다음 시즌 소식이 잠잠하다.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 소셜 다이닝의 취지를 담아낸 ‘모두의 주방’은 음식을 소재로 한 많은 예능 사이에서 자신들의 맛을 확실하게 선보였다.

강호동, 황광희, 곽동연, 이청아, 미야와키 사쿠라 등이 고정멤버로 나와 매회 특별게스트와 함께 자신들의 사연이 담긴 레시피로 요리와 식사를 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며 차별화된 재미와 힐링을 안방극장에 선사했다. 다만 화제성과 시청자의 반응에 비해 시청률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미 3년전에 종영한 KBS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꾸준히 제작 요구가 거론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생활밀착형 건강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던 ‘우리동네 예체능’은 주변의 생활형 스포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목에 도전했다. 강호동, 이수근, 정형돈 등 고정 멤버 외에도 각기 다른 종목마다 연예계 숨은 실력자와 신선한 체육계 인물이 등장해 재미는 물론 새로운 캐릭터로 조명받기도 했다. 폐지 당시에도 시즌제 요구가 적지 않았고 아직도 많은 연예인들이 출연하고싶은 프로그램으로 꼽고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상황이 다르지만 ‘가시나들’과 ‘모두의 주방’은 사실상 시청률이 다음 시즌 제작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참신한 기획과 포맷으로 무장했지만 다른 예능과 달리 속칭 MSG 나 예능적인 장치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오히려 시청률 면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또 ‘모두의 주방’의 경우에는 채널이 가진 확장성의 한계도 분명 존재했다.

현재 많은 시청층이 TV가 이닌 다른 플랫폼으로 방송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어 시청률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안할 수 없은 지표가 없는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방송국의 입장에서는 광고에 중요한 작용하는 시청률을 포기할 수 없고 그런 이유로 다소 유사하거나 자극적이라도 시청층 확보에 용이한 프로그램 제작에 좀 더 기울어질 수 밖에 없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여전히 단편적인 시청률에 매몰되어 있는데 현재 시청률이 콘텐츠 소비자를 분석하거나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어느 채널에 틀어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프로그램 보다는 새로운 시도나 도전에 대해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프로그램 자체가 담고 있는 의미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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