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이스
울산 불투이스가 4월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공을 처리하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불. 투. 이. 스.”

울산 현대의 중앙 수비수 데이브 불투이스(29)는 자신의 등록명을 똑똑히 발음한 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네덜란드 출신인 이 선수의 실제 이름은 ‘Dave Bulthuis’로 ‘데이브 뷜트하위스’에 가깝게 발음되지만 한국에서는 영문식 외래어 표기법에 따랐다. 불투이스는 “내가 뛰었던 모든 국가에서 나를 부르는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독일에서 뛸 때는 ‘불트하우스’라고 불렸다”며 “여기서는 팀원들도 나를 불투이스라고 부른다. 내 성을 제대로 부르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나부터 잘 알고 있다. 어떻게 불려도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명확해진 한국어 발음처럼 K리그에도 연착륙한 상태다. 불투이스는 지난 1월 울산의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에 입성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4개팀을 거치며 유럽 무대에서는 잔뼈가 굵었으나 아시아 축구를 경험한 건 처음이었다. 그는 “처음엔 솔직히 K리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리그를 직접 뛰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며 “유럽 축구는 굉장히 전술·전략 중심이다. 한국은 더 파이팅 있게 열심히 뛰는 축구를 한다. 서로 스타일이 다를 뿐이다. 나는 한국 축구의 색깔도 좋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에도 무난하게 적응했다. 한 달 전에는 울산의 한 병원에서 둘째 아들 리오를 출산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시즌 초부터 괴롭혔던 햄스트링 통증에서도 벗어났다. 4월23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가와사키 프론탈레전에서 뜻밖의 부상을 당하며 2개월 내내 회복에 힘을 쏟았다. “그동안 팀이 치른 모든 경기를 다 봤다. 직접 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고 돌이킨 불투이스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95%’라고 표현했다. 남은 5%에는 시즌 완주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다행히도 지난달 15일 포항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후에는 2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다. 최근 선두 경쟁이 걸렸던 서울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 김보경과 동점골을 합작하며 극적으로 팀의 패배를 막았다. 개인적으로는 K리그에서 올린 첫 공격포인트였다.

그러나 불투이스는 “팀이 승점1이라도 확보했다 게 중요하다.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고 홀로 좋은 플레이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팀이 먼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시즌 목표에 관한 질문에도 “팀의 목표가 당연히 나의 목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리그 최소실점(13점)으로 대표되는 수비수 윤영선과의 찰떡호흡은 올 시즌 울산이 펼치는 우승 레이스의 동력으로 꼽힌다. 둘의 조합이 ‘불륜(윤)라인’으로 불린다는 말에 “나와 영선이가 커플이길 바라는 거냐”고 웃었다. 이어 “팀의 목표는 우승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우리를 지켜봐 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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