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PD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불금’을 지키는 MBC ‘나 혼자 산다’가 300회를 맞았다.

지난 2013년 3월 첫 방송된 ‘나 혼자 산다’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1인 가구의 현실감 넘치는 일상을 공개하며 금요일 심야 예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일명 ‘나래바’를 제대로 소개한 박나래는 어느덧 대표 MC로 성장했고, ‘아나테이너’ 대표 주자 전현무는 2017년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모델 한혜진, 가수 헨리, 배우 성훈, 이시언, 걸그룹 마마무 화사 등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전성기를 구가하게 됐다. 프로그램의 오랜 인기 비결을 묻자 황지영 PD는 “출연자들의 힘”이라 답했다. 이어 “고정 멤버들 뿐 아니라 라이브에 출연해주신 분들 모두 현실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시려 노력했다. 사실 내려놓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카메라가 있는 상황이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신 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하 작가 역시 “출연자와 제작진의 케미도 중요한데 믿고 열심히 하는 출연자와 믿고 좋은 아이템을 만들어주는 제작진,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잘 봐주시는 시청자의 3박자가 잘 맞아 꾸준히 사랑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프로그램의 뜻하지 않은 위기도 있었지만, ‘나 혼자 산다’ 팀은 똘똘 뭉쳐 이를 이겨낼 수 있었다. 황지영 PD는 “걱정도 많았지만 이제는 시청자 분들도 받아들이신 것 같다”면서 “박나래 씨에 대한 고마움도 크고 이시언, 성훈 씨도 드라마 현장서 스케줄을 빼는 것이 힘든데 억지로 조정해 와줬다. 헨리 씨도 중국 스케줄로 틈이 없었는데 함께 해줘 너무 고맙다. 모두 200% 능력을 잘 발휘했기에 넘겨온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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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황지영 PD. 사진 | MBC 제공

‘나 혼자 산다’는 2년 연속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프로그램 상을 수상하며 두터운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이에 좋은 점도 있지만, 부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황지영 PD는 “인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당연히 있다. 프로그램이 사랑 받는 것이 힘든 시기인데, 어떻게 잘 유지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기대가 큰 만큼 부응을 해야 한다. 지난해는 출연자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빠지고, 아픈 분들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 올해는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는 느낌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다니엘 헤니, 김사랑, 정려원 등 기존 예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스타들도 ‘나 혼자 산다’에서 리얼한 모습을 보였고, 재출연률도 굉장히 높았다. 이른바 ‘회원 관리’ 포인트에 대해 황지영 PD는 “신뢰가 없으면 힘든 것 같다. 개인의 생활을 오픈하고 지인들도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에 한번 마음을 열고 시작하기가 참 힘들다”면서 “촬영 전 출연진 분들과 많이 만나고 준비 과정을 거치려 한다. 감사하게도 신뢰가 있어 재출연을 결정해주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나 혼자 산다’는 화사의 ‘곱창 대란’부터 방송 이후 출연자의 아이템이 ‘완판’되는 등 화제의 중심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 황지영 PD는 “화사 씨는 대학 축제 직캠을 보게 됏는데 정말 매력적이더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혼자 살지 않는 친구들도 많고, 스케줄도 굉장히 많다. 그 가운데 화사 씨를 만나봤는데 패션이나 취향이 확고하더라. 현장에서 많이 놀랐다. 방송에 자기 모습을 모두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좋았다. 곱창집에도 문을 열 때 맞춰 간다고 들었는데 너무 신기했던 포인트였다. 대란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했다. 이어 “사실 조연출들도 편집하며 너무 맛있어 보여 곱창을 먹으러 갔었고 방송 전, 마지막 편집할 때 저희도 곱창을 먹으러 갔었다. 김부각 방송 전에는 한혜진 씨가 빨리 사러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멤버들 간의 조화와 친목에 대해 좋아하는 이들도 많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되는 이전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황지영 PD는 “시대가 많이 변한 것 같다”면서 “시간이 흐르며 1인 가구가 굉장히 많아졌다. 이상하거나 짠한 것이 아닌 선택이 됐다. 요즘엔 동호회도 많아졌고, 혼밥이 아닌 함께 모여 밥을 먹는 문화도 많이 생겼다. 프로그램을 보면 멤버들의 개인 에피소드나 ‘무지개 라이브’도 주로 나오고 그 와중에 두 명씩 모이거나, 집들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모이다 보니 분량도 많아지고 이슈가 되니 더 각인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리얼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은 다 안다.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한 황지영 PD는 “시청자의 의견을 많이 본다. 금요일에 방송이 된 후 월요일에 스튜디오 녹화를 하니 아무래도 순발력 있게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 말했다.

300회라는 큰 의미를 달성한 ‘나 혼자 산다’는 앞으로도 펼칠 이야기들이 많다. “이 프로그램을 하며 프로그램이 살아있는 것이라고 많이 느꼈다. 프로그램을 맡은지 4년 차가 됐는데 생동감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감회를 전한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상반기에 많은 응원을 주셨는데 남은 하반기도 일년을 잘 보냈다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결말이 될 수 있도록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각오와 시청자를 향한 당부도 전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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