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KT 황재균.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30개 안타를 주고받는 엎치락뒤치락 승부에서 누구도 웃지 못했다. 롯데와 KT가 연장 12회 승부 끝에 비겼다.

롯데와 KT는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8-8 무승부를 거뒀다. KT는 올 시즌 첫 무승부(33승45패)를 기록했고 롯데는 29승2무46패 최하위에 머물렀다.

롯데는 258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수비 실책 등이 나오면서 3.2이닝 8피안타 4실점(4자책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그러나 민병헌과 전준우, 윌슨이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한 가운데 5안타 5타점을 합작했고, 손아섭도 6타수 4안타 2득점하며 제몫을 했다. 그러나 불펜진이 막판 KT 타선 봉쇄에 실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KT는 올 시즌 롯데전 3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방어율 2.29를 기록하면서 ‘롯데 천적’으로 불린 선발 김민이 다소 부진했다. 3.1이닝 7피안타(2피홈런) 6실점(6자책점)하며 무너졌다. 하지만 역시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2번 오태곤과 5번 멜 로하스 주니어가 승부처에서 한 방씩 해내면서 나란히 3안타 2타점을 해냈다. 대타로 투입된 황재균과 송민섭도 9회 이후 홈런 포함, 3타점을 합작했는데 승수쌓기엔 실패했다.

시작부터 장군멍군이었다.

1회부터 양 팀은 내야 수비 실수와 점수를 주고받았다. KT는 1회 초 공격 2사에서 3번 강백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데 이어 4번 유한준이 우전 2루타를 터뜨리면서 2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 로하스가 박세웅의 3구째를 받아쳤는데 롯데 1루수 한동희가 타구를 빠뜨리면서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롯데는 1회 말 반격했다. 선두 타자 민병헌이 볼넷을 골라낸 뒤 손아섭 타석 때 KT 2루수 박경수가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우전 안타로 연결됐다. 무사 1,3루 기회에서 전준우가 우월 2루타를 터뜨렸고 민병헌이 홈을 밟았다. 이어 이대호의 3루 땅볼 때 손아섭도 득점하면서 2-2 균형을 이뤘다.

KT는 2회 초 2사 1,3루에서 오태곤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그러나 롯데는 3회 말 홈런 두 방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전준우가 1사에서 김민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롯데 천적’으로 불린 김민이 올 시즌 롯데에 처음으로 허용한 홈런이었다. 기세를 올린 롯데는 2사에서 외국인 타자 윌슨도 김민의 7구째 시속 148㎞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월 솔로포로 연결, 점수를 4-3으로 뒤집었다. 윌슨은 KBO리그 데뷔 6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뜨렸다.

KT는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4회 초 2사 1루에서 또다시 오태곤이 롯데 선발 박세웅에게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4-4 동점을 만들었다.

[포토] 민병헌, 3회 선취점 뽑는 2루타
롯데 민병헌.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치열한 타격전은 4회 말 롯데 공격에서 불을 뿜었다. 선두 타자 김동한의 안타와 김민의 폭투로 만든 1사 3루 기회에서 9번 신본기가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민병헌이 KT 바뀐 투수 전유수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롯데가 순식간에 점수 차를 7-4로 벌렸다. KT는 5회 초 공격에서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지만 윤석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롯데는 6회 이후 박시영~고효준~구승민이 연달아 마운드에 올라 KT 타선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9회 초 KT가 2사 1사에서 대타 황재균의 한 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 여섯 번째 투수 박진형과 승부에서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월 투런포로 연결, 기어코 7-7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KT는 9회 말 수비에서 우익수 강백호가 신본기의 파울 타구를 잡으려다가 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으면서 교체됐다. 그러나 똘똘 뭉쳤다. 결국 연장 10회 초 1사 1,2루 기회에서 강백호 대신 타석에 들어선 송민섭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8-7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승부는 끝이 아니었다. 롯데는 이어진 10회 말 공격 1사 3루에서 이대호가 KT 다섯 번째 투수 이대은을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8-8 동점을 만들었다. 윌슨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1사 1,2루 기회를 이어갔지만 정훈이 병살타를 쳐 재역전엔 실패했다.

양 팀은 연장 12회까지 맞섰지만 더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4시간 46분 승부는 무승부로 끝이 났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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