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1186
최강희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또다시 중국 슈퍼리그 클럽의 명장 욕심에 한국인 사령탑이 희생 당할 위기에 놓였다.

영국 ‘BBC’는 2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을 떠난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다롄 이팡으로부터 연봉 1200만 파운드(177억원)의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16년 3월 뉴캐슬과 3년 계약을 맺은 베니테즈 감독은 시즌 종료 이후에도 구단과 연장계약을 맺지 못하자 현지 언론에서는 중국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뉴캐슬과의 결별이 확정되자 중국 슈퍼리그 다롄행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다롄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지도자는 최강희 감독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11월 14년간 몸담았던 전북을 떠나 톈진 취안젠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모기업이 도산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결국 지난 2월 다롄 사령탑에 취임했다. 다롄은 마렉 함식, 야닉 카라스코 등 유럽 빅리그 출신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적은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라스코가 유럽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최 감독의 리더십에 흠집이 생기기도 했다.

그동안 홍명보, 최용수, 이장수, 장외룡 등 한국 축구계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뒤 중국 슈퍼리그로 진출했던 사령탑들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아야했다. ‘독이 든 성배’로 표현되는 중국 슈퍼리그 사령탑에 최 감독이 도전장을 냈을 때 주위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최 감독은 전북을 이끌며 6차례나 감독상을 수상한 K리그를 대표하는 사령탑이다. 2016년에는 10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면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명장으로 우뚝섰던 지도자다. 우여곡절 끝에 다롄의 지휘봉을 잡긴했지만 아직 첫 시즌이 반환점도 돌지 않는 상황에서 팀을 떠나게 될 위기를 맞게 된 것만으로도 안타까울수 밖에 없다.

7년 전에도 한국인 감독이 중국 클럽의 독단적인 명장 영입 욕심으로 인해 희생양이 된 적이 있다. 2012시즌 5월 광저우 헝다를 이끌었던 이장수 감독은 전격 경질이 됐다. 그 빈자리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앉았다. 리피 감독은 2006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이끌고 세계 정상에 섰고 세리에A 유벤투스와 인테르 밀란을 이끈 백전노장이다. 이 감독이 물러난 시점에 광저우 헝다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과 슈퍼리그 1위를 달리고 있던 상황이라 성적부진이라는 이유를 붙일 수도 없었다. 당시 광저우 헝다는 첫 슈퍼리그 우승 이후 아시아 정복을 목표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던 시기였다. 브라질과 유럽에서 수준급 외국인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스쿼드를 탄탄하게 만들었고 리피라는 세계적인 명장을 데려오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대규모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doku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