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최우식은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1년 MBC 드라마 ‘짝패’를 통해 데뷔한 최우식은 8년 동안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영화 ‘거인’을 통해 그 해 신인남우상을 휩쓴 최우식은 영화 ‘부산행’, ‘옥자’, ‘마녀’, ‘궁합’ 그리고 ‘기생충’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기생충’을 통해 칸 영화제의 세번째 부름을 받게된 최우식은, 그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작품이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뿌듯한 결과를 안기도 했다. ‘기생충’은 한국에서도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을 달리고 있다.

계속해 충무로의 러브콜을 받으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최우식이다. 최우식과 만나 연기, ‘기생충’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니 어떤가? ‘봉테일’이란 별명이 느껴지는지.

사실 감독님의 ‘봉테일’에 대해 ‘옥자’ 때는 너무 짧아서 피부로 잘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기생충’에서는 왠지 디테일이 강한 감독님이시면 엄청난 디테일을 보여주실 것 같았다. 정말 많은 디테일을 갖고 계시지만 배우에게 강요하지 않으신다. 확고한 디테일이 머릿 속에 있다 보니 같이 작업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좋은 요소였다. 궁금한 요소를 함께 만들어내니 연기하기가 쉽고 재밌었다. 동작이나 얼굴 표정, 심지어 미술 소품까지 모두 감독님의 머릿 속에 있더라. 저희도 그것에 살을 좀 더 붙여서 작품이 만들어졌다.

-디테일에 제일 감탄했던 부분이 있다면?

영화에 많은 배우들이 나온다. 감독님께서 조그만 신에도 직접 만져주시거나 같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배우들이 한 신에서 훅 지나갈 수 있더라도, 모두 살아있는 느낌을 받을 때 그게 달랐다. 그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비중과 분량을 떠나 동등하게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평소 ‘절친’인 배우 박서준이 영화 속에서도 친한 친구로 특별출연했다. 함께 하며 어땠는지?

서준 형이 저와 친해서 출연한 것은 아니다. 감독님께서 우리 둘이 친한 것도 형의 출연이 확정되고 나서 아셨다. 서준이 형이 워낙 잘 하는 것은 모든 분들이 다 아신다. 영화 속에서 기우가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민혁이다. 그런 민혁이를 서준이 형이 맡아 너무 다행이라 생각한다. 형과 연기를 할 때 편했다. 친구와 벽 없이 얘기하며 중요한 정보를 전달 받는 장면이었기에, 중요한 장면에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최우식
배우 최우식.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옥자’에 이어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란 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하하. 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너무 운이 좋아서 ‘옥자’에 이어 ‘기생충’까지 하게돼 감사드린다. 감독님이 함께 ‘기생충’을 하자고 했을 때 다행이라 생각한 것이 많은 작품을 보며, 다양한 배우를 보셨을 텐데 제가 된 것이 행운이라 생각했다. ‘기생충’은 과정도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어서 좋았다.

-사실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도 수상하고, 흥행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둬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클 것 같다.

확실히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있다. 어떻게 보면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도 높으실 것이고, 스트레스도 솔직히 많을 것 같다. 저는 그래도 삶의 목표를 바꿨다. 필모그래피가 좋은 배우, 짱짱하게 잘 돼가는 배우 이런 것보다 앞으로 대본이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과정이 즐거운 작품을 하고 싶다. 즐길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다음 작품에 대한 생각이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인 것을 떠나서 과정이 재밌는 작품을 하고 싶다. ‘기생충’을 촬영하면서도 ‘다음에 이런 작품을 찾기 힘들텐데 ’하는 고민도 있었다.

-고민도 많지만,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최우식이다. 작품 활동이 없을 때는 주로 어떤 취미를 갖고 있는지?

요즘 쉴 때는 무조건 여행을 가려 한다. 작품이 없으면 강제로 쉬는 것 같다. 다음 작품을 고민하고, 일이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제 맘대로 어디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여행도 많이 다닌다. 최근 다녀온 곳 중 하와이가 정말 좋더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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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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