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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하(U-2)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지난 11일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U-20 월드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원을 만들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루블린 | 정다워기자

[우치=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원팀’에는 선수들만 포함되는 게 아니다. 경기 전 원을 만들고 각오를 다지는 인원 모두가 같은 팀이다.

정정용호의 20세 이하(U-20) 월드컵 성공 원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원팀’이다. 상대적으로 개인 기량은 부족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나 돼 똘똘 뭉쳐 만든 조직력으로 준우승을 달성했다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U-20 대표팀은 매 경기 전 터치라인 근처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원을 만들었다. 모두가 같은 팀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선전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친 후 경기를 준비했다.

형식적인 원팀은 아니다. 이번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협업이 잘 이뤄졌다. 정 감독은 16일 결승전을 마친 후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가 돼야 했다. 의무, 지원, TSG(테크니컬스터디그룹)까지 내가 많이 괴롭혔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자기 구실을 완벽하게 감당해야 했다. 나는 선택만 하면 됐다. 그게 감독의 몫이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그 덕분”이라고 말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피지컬과 의무, 지원, 미디어 담당 등으로 함께 한 38명이 함께 만든 준우승이라는 뜻이었다.

정 감독 말대로 이번 대회는 모든 면에서 구멍 없이 순조롭게 이어졌다. 지난 4월22일 소집해 두 달 가까이 강도 높은 훈련과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단 한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오성환 피지컬 코치의 체계적이고 꼼꼼한 관리 덕분이었다. 오 코치 만의 공은 아니다. 정 감독은 대회 전부터 오 코치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선수들의 체력 목표치를 설정하고 훈련 계획을 세웠다. 혹시라도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김성진 의무 트레이너와의 협력도 이뤄졌다. 선수들은 코칭 스태프의 주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흡수했다. 감독과 피지컬 코치, 의무 트레이너, 그리고 선수로 이어지는 끈이 하나가 됐기 때문에 부상자 0명이라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누구 하나 엇나가지 않고 협조한 결과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대한축구협회 TSG 소속의 김동기 전략강화실장, 서효원 교육팀장이 함께 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대회 내내 정 감독과 소통하며 한국의 전술 수립을 도왔다. 더불어 상대국 분석까지 함께하며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갈지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때도 있지만 정정용호는 머리를 맞대고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정 감독은 자신의 생각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구한 후 판단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여러 대회를 거치면서 시행착오를 거쳤다. 피지컬이나 의무 쪽에 문제가 생겨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U-20 월드컵에서는 단 하나의 빈 틈 없이 완벽에 가깝게 팀이 돌아갔다. 일종의 토너먼트 모범 사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정 감독도 “앞으로 한국에서도 감독만 있는 게 아니라 각 분야에서 모두 발전하길 바란다.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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