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불후의 명곡' 그룹 룰라 출신 이상민이 레전드로 출연, 안방극장에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15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서는 가수 이상민 특집으로 꾸며져 군조&강남, 그룹 위키미키, 몽니, 데이식스, 스바스바(바버렛츠&스윗소로우), 육중완 밴드가 치열한 승부를 겨뤘다.


이날 MC 신동엽은 '음악의 신' 이상민을 소개했다. 신동엽은 이상민에 관해 "지난 1994년 그룹 룰라로 데뷔하고 신선한 음악성과 트렌디한 패션으로 유행을 선도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상민은 샤크라, 디바, 샵 등 최정상 아티스트를 제작하며 스타 메이커로 명성을 공고히 하기도 했다.


감회가 새로운 듯한 이상민의 표정을 뒤로하고 후배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아카펠라 혼성그룹 스바스바가 첫 포문을 열었다. 스바스바는 희망이 담긴 룰라의 '3! 4' 노랫말을 따뜻한 화음으로 표현해 모두를 들썩이게 했다.


두 번째 무대는 데이식스가 나섰다. 디바의 'Up&Down(업 앤 다운)'을 선곡한 이들은 자신들만의 색깔로 노래를 재해석해 넘치는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이후 QOQ의 '떠나가라'를 선택한 몽니가 세 번째 무대를 꾸몄다. 스페셜 게스트 스컬이 등장, 카리스마 있는 랩핑으로 현장에 레게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했다. 즐거운 레게 파티로 좌중을 압도한 몽니는 404표를 획득, 후배 밴드 데이식스를 가볍게 제쳤다.


위키미키는 샤크라의 '한'으로 몽환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상민이 직접 캐스팅 및 프로듀싱했던 샤크라를 완벽하게 오마주한 것. 곧바로 군조와 강남은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로 개성 넘치는 브로맨스 조합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몽니의 연승 행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으로 육중완 밴드가 등장했다. 컨츄리 꼬꼬의 'Oh Happy(오 해피)'를 선곡한 육중완 밴드는 "트로트와 밴드 사운드를 접목시켰다"라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이어 능숙한 무대 매너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들은 429표를 획득, 극적으로 '불후의 명곡'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가수들의 공연과 더불어 이상민이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상민은 "룰라의 '3! 4'는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시기에 만든 노래"라며 "3전 4기의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또한 배우 최민수가 처음으로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떠나가라'임을 알리는가 하면, '날개 잃은 천사'가 타이틀곡이 되지 못 할 뻔했다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각각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오락실에서 우연히 본 황보, 정려원을 샤크라에 캐스팅한 사실도 흥미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90년대 특유의 감성이 넘친 한 회였다. 이상민은 "제가 너무 사랑하는, 아끼는 곡들을 후배들이 불러 줘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추억을 잠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행복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었다"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상민 이름 하나면 설명 가능한, 찬란했던 90년대 가요계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ㅣ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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