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연장 끝내기 승리 LG, 3연승 질주
LG 선수들이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와 롯데의 경기 연장 10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나온 롯데의 끝내기 폭투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LG는 3연승을 기록했고 롯데는 6연패에 빠졌다. 2019. 6. 12.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다소 억울할 수 있는 3피트 수비방해 판정으로 인해 꾸준히 찬스를 놓쳤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기복을 줄였고 내외야 수비력 또한 지난해보다 크게 향상됐다. 최근에는 경기 막바지 상대가 폭투를 범해 승리하는 행운도 찾아왔다. LG가 승패마진 +20을 기록했던 2013시즌 이후 최고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LG는 지난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KBO리그 최초의 낫아웃 끝내기 폭투로 승리했다. 10회말 2사 1, 3루 오지환 타석에서 상대 투수 구승민의 낮은 공에 오지환이 헛스윙했다. 바운드된 공이 나종덕의 몸을 맞고 크게 굴절됐고 그 사이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밟고 오지환이 1루에 들어가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나종덕이 늦게나마 공을 잡고 1루로 송구했으나 송구 또한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KBO리그에서 지금까지 총 35차례의 끝내기 폭투가 나왔는데 낫아웃 상황까지 겹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LG는 시즌 전적 38승 27패 1무로 승패마진 +11을 기록했다. 다른 상위권 팀에는 특별하지 않은 기록일지 모르지만 LG 입장에선 나름 의미를 부여할만한 숫자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특히 그렇다. LG는 2017시즌과 2018시즌 모두 승패마진 +10까지 기록한 후 처참하게 추락했다. 상위권에 안착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봤다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바닥을 향해 활강했다. 2017년 5월 11일 대구 삼성전 승리로 시즌 전적 22승 12패가 됐으나 5경기 만에 6할 승률 아래로 떨어졌고 후반기 마운드 붕괴, 야수진 체력저하로 인해 6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4시즌에는 후반기에 가까스로 시즌 초반 추락을 극복했으나 승패마진 -2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2015시즌에는 시즌 내내 5할 밑에서 머문 바 있다.

2018시즌에는 수차례 연승과 연패를 반복한 롤러코스터의 결정판이었다. 2018년 6월 27일 잠실 KT전 승리, 7월 19일 고척 키움전 승리로 각각 44승 34패 1무, 51승 41패 1무를 올렸다가 급추락으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고척 키움전 승리를 통해 후반기 첫 3연전 스윕을 달성하며 2위 경쟁에 합류했다가 곧바로 열린 두산과 주말 3연전에서 내리 패하며 5연패 늪에 빠졌다. 2017시즌과 비슷하게 전반기까지 높았던 마운드가 가라앉았고 펄펄 날던 타자들도 시즌 막바지 김현수의 부상 이탈과 함께 날개가 꺾였다. 사실상 시즌 종료까지 열흘 가량을 앞둔 상황에서 가을야구 티켓을 놓쳤고 최종 성적 68승 75패 1무로 8위에 그쳤다.

LG 선수단은 지난 2년 동안 반복된 추락의 상처를 안고 있다. LG 주전 포수 유강남은 “지난해의 경우 마지막 2주를 버티지 못해 무너졌다. 선수들 모두 어떻게 해야 시즌을 완주할 수 있는지 고민했고 체력 향상을 위해 어느 때보다 알차게 비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LG 류중일 감독 또한 “지난해 8위를 하면서 우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올해에는 최소 포스트시즌 진출을 약속드리고 싶다. 앞으로 위기도 마주하겠지만 잘 극복하며 LG 팬에게 꼭 다시 가을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포토]LG 류중일 감독, 역전승 이끈 이형종과
LG 류중일 감독(왼쪽)이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승리를 거둔 뒤 이형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LG는 이형종의 역전 2점 홈런으로 한화에 3-1 역전승을 거두며 2연승을 기록했다. 2019. 6. 9.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러면서 류 감독은 지난해와 다르게 팀을 운용하고 있다. 지명타자 자리를 야수진의 체력안배를 위한 공간으로 설정했다. 이형종, 채은성, 이천웅, 김현수 등을 일주일에 한 경기씩 지명타자로 기용하며 체력소모를 최소화한다. 덧붙여 선발진도 휴식을 위한 엔트리 제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했던 베테랑 선발투수 류제국을 지난 12일 엔트리서 제외했다. 지난달 18일 약 17개월 만에 1군 무대에 돌아온 류제국이 5경기서 방어율 2.39로 활약한 것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열흘간 여유를 줬다. 류제국은 오는 22일 잠실 KIA전에서 복귀할 예정인 가운데 류제국이 돌아오면 이우찬과 차우찬 중 한 명이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서 빠진다. 임찬규까지 6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이러한 ‘휴식 로테이션’을 계획했다. 류 감독은 “이우찬은 올시즌 처음으로 선발투수를 하고 있다.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휴식을 생각하고 있다. 차우찬 또한 수술 경력이 있는 만큼 여유가 있을 때 쉬는 게 좋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144경기 마라톤 완주를 위한 새로운 ‘안전운행’ 매뉴얼을 펼치고 있는 류 감독이다.

물론 안전운행 외에 과제도 있다. 최근 유강남과 정상호의 공백을 베테랑 이성우와 신예 전준호가 메우며 포수진 안정화를 이끈 것처럼 모든 포지션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불펜진이 특히 그렇다. LG는 2017시즌에는 임정우, 2018시즌에는 김지용이 후반기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들의 빠지면서 불펜진 소모가 극심해졌고 마운드 집단붕괴를 피하지 못했다. 올시즌에도 정찬헌이 허리디스크 수술로 사실상 시즌아웃된 가운데 어떻게든 필승조를 맡아줄 새 얼굴이 나타나야 한다. 최근 문광은처럼 서서히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투수가 꾸준히 등장할 때 투수력을 앞세운 승리공식이 이어진다. 타선 또한 더 향상될 필요가 있다. 최근 김현수의 부활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지만 상하위 타선의 조화를 통해 대량득점으로 마운드에 휴식을 주는 경기도 나와야 한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부상 공백을 극복하고 타선도 향상될 때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상위권 경쟁에도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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