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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누군가를 치유하려는 거창한 목적이 있지 않아요. 우리의 음악에 공감을 느끼는 분들과 공감을 나누고 싶어요.”

밴디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 함병선(보컬), 황성수(베이스), 함필립(건반),정원중(기타), 김보람(드럼))의 드러머 김보람은 팀의 음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팀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다섯 번째 정규 음반 ‘아, 이 어지러움’을 발표한 뒤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카메라를 챙겨’와 ‘벙커(Bunker)’를 비롯해 ‘스노클링’ ‘에스에프(Sf)’ ‘악몽이라도’ ‘거짓말’ ‘그레이(Gray)’ ‘멀미’ ‘눈이 오는 날’ ‘운동회’ 등의 노래가 담겨있다.

위아더나잇의 정규 음반 발매는 2017년 11월 내놓은 ‘들뜬 마음 가라앉히고’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보컬 함병선은 “음악적으로 우리가 느낀 불확실함, 의문, 주변 친구들이나 동생들의 방황 등을 보다가 ‘애써 다른 주제를 찾으려 하지 말자, 지금 우리가 느끼는 불확실성을 새 앨범에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함병선은 “혼자 만의 시간 갖고 싶을 때 우리 앨범을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신나는 음악도 듣고 싶지 않고, 우울한 음악도 듣고 싶지 않을 때 우리 음악을 들어도 좋다. 요즘은 영화, 책을 접하려 해도 스트레스를 받아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 않나. 그럴 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우리 음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멤버들 중 경기도 일산에서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으로 구성된 5인조 밴드다. 김보람을 제외한 4인은 일산동고등학교 동창이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스쿨밴드로 활동하다 고교 3학년 때 프로로 전향, ‘로켓다이어리’라는 펑크밴드로 활동했다. 멤버들이 군복무를 마친 2013년 팀명을 ‘위아더나잇’으로 변경했다.

오랫동안 활동한 뮤지션으로서 인디씬을 활동무대로 삼는다면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불안함’을 이들은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불안함은 오히려 이들의 음악에 도움이 되는 요소다.

함필립은 “불안감은 모두가 갖고 있지 않나. 살면서 불안감을 갖는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불안감이 나쁘진 않다. 감성적인 면에도 도움이 된다. 가장 힘들었던 건 20대 때였다. 마흔까진 무조건 해보겠다, 그때까지 안되면 다른 일을 하자고 결심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 지더라. 그때까지 잘 안 되더도 우린 불행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원중은 “거짓말이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음악으로 솔직하니 오히려 팬들이 좋아해주고, 공감하는 것 같다. 그런데서 힘을 얻는다”고 부연했다.

위아더나잇은 ‘밴드음악’의 선입견을 기분좋게 깨는 팀이다. 일반 대중의 관점에서 하드한 음악을 표방하지도, 어려운 음악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스스로의 음악을 ‘대중음악’이라고 정의내린다.

함병선은 “우리는 우리가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음악’ 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는 형태가 없기 때문에 고민은 안 한다. 자신 있게 스스로를 ‘대중음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일이 다채로워지는 국내 밴드씬에 대해서는 “더 다양해져도 된다. 오히려 예전엔 너무 밴드씬의 장르가 좁았다. 그런 것에서 해방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공연장에 오는 관객, 음악을 듣는 리스너의 취향이 세분화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위아더나잇이 추구하는 음악에 대해 함병선은 “애매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힙합도 아니고, 일렉트로닉 뮤직도 아니다. 음악적으로는 환절기의 밤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것을 회상하는 느낌, 사운드의 톤에도 일부러 그런 분위기를 담는다. 폴라로이드 사진기처럼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며 “누군가에겐 애매모호한 음악일 수 있지만 우리 밖에 못하는 음악으로 이를 표현하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온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 온도, 이 음악을 믿는다. 이게 우리 장르이고, 이 음악이 위아더나잇이다”라고 말했다.

멤버들에게 ‘위아더나잇 입문용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함병선은 ‘깊은 우리 젊은날’을 꼽으며 “시기가 지날 때 마냥 기쁘지 않은, 좋지만은 않은 순간을 노래했다”고 설명했다. 김보람은 ‘별,불,밤’을 꼽으며 “위어더나잇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부담 없이 들으실 수 있는 입문곡”이라고 소개했다.

정원중은 ‘티라미수 케익’을 고르며 “우리 노래 중 가장 밝다. 후렴구가 반복돼 한번 들어도 귀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필립은 ‘그대야 안녕’을 골랐고, “여름을 주제로 한 노래다. 청량감이 있다”고 평했다.

한편 위아더나잇은 오는 15~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에서 소극장 공연을 가진 다. 이어 23일 서교동 카페 살롱문보우에서, 또 29일과 30일 서교동 더 스텀프에서 공연을 펼친다.

monami153@sportsseoul.com

위아더나잇. 사진 | 빅웨이브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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