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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25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U-20 월드컵 포르투갈전을 뛰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카토비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2001년생 이강인(18·발렌시아)은 나이 차를 극복하고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숙제는 활용법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은 25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강인은 3-5-2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담당했다.

만 18세인 이강인은 포르투갈의 1999년생 선수들을 만나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포르투갈 선수 21명 중 20명이 이강인보다 두 살 많다. 이날 선발 출전한 11명이 모두 1999년생이었다. 5명은 2년 전 한국 대회 출전한 경험까지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강인도 특유의 번뜩이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피지컬에서 열세를 보였다.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제드송이 이강인을 철저하게 막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이강인은 이따금씩 수비 진영에서 무리하게 공을 끌다 빼앗겨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사실 이 나이대 선수들 사이에서는 1~2세 차이가 크다. 프로 무대에서 뛴 기간이 달라 기량과 경험 면에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강인의 경기력은 괜찮았다. 빈 공간으로 전환하는 롱패스를 적절하게 구사했고 포르투갈 선수들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도 공을 소유하며 동료들에게 연결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오프더볼 상황에서는 날카로운 킥으로 포르투갈 수비를 위협하기도 했다.

정작 경기 후 만난 이강인은 나이 차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이강인은 “이 나이대가 되면 나이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며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라면 나이와 관계없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경기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팬 여러분들도 아쉬우실텐데 다음 경기는 더 열심히 뛰어서 이길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며 남아공전 필승 각오를 밝혔다.

일단 고비를 넘긴 만큼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이강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포르투갈전에서는 이강인도 수비에 가담하는 시간이 길어 공격 재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없었다.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은 수비 부담이 있었다. 2차전에서는 그 부분을 고려하고 전술적으로 변화를 줘서 더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르투갈전과는 다른 활용법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감독 말대로 이강인을 더 공격적으로 쓰려면 다른 선수들이 궂은 일을 더 담당해야 한다. 남아공도 쉽게 볼 수는 없는 팀이라 수비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이강인이 막힐 경우를 대비하는 작전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 명에 의존하면 상대는 방어하기 더 쉽다. 김정민이나 고재현, 박태준 등 다른 미드필더들도 공격적인 능력이 있는 만큼 여러 루트로 상대를 공략해야 이강인도 더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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