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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비엘스코-비아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축구는 팀과 팀의 싸움이지만, 유독 이강인(18·발렌시아)에게 관심이 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은 25일(한국시간) 오후10시30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강인은 3-5-2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베스트11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태극마크를 단 이강인의 첫 번째 메이저대회다. 이강인은 지난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에 출전하며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지난해에는 툴롱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당시 치른 두 대회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U-20 월드컵은 다르다. 포르투갈전만 해도 KBS2, MBC 두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주말 황금시간대에 경기가 시작되는 만큼 이강인의 플레이를 궁금해 하는 대중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축구는 11명, 나아가 팀 전체가 싸우는 스포츠지만 이강인의 존재가 특별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강인은 유아 시절 TV 프로그램에 출전해 ‘슛돌이’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로 넘어가 유소년 시절을 보냈고, 지난 시즌에 마침내 1군에 데뷔하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세계적인 유망주로 손 꼽히며 FIFA가 대회를 앞두고 선정한 주목할 선수 1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바이아웃(이적허용금액)은 8000만 유로(약 1063억원)에 달하고 현재 시장가치도 750만 유로(약 100억원)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강인은 올해 3월에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으로 A대표팀에 합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감을 안고 A대표팀에 온 이강인은 국내에서 열린 A매치 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발렌시아에서도 많은 경기에 나선 게 아니고 주전으로 뛴 경기도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팬에게는 이번 U-20 월드컵이 이강인의 진가를 확인할 무대가 될 전망이다.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유럽 스타일의 이강인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강인은 “우승하면 된다”는 말로 이번 대회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강인 혼자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첫 경기 상대 포르투갈에는 이강인 수준의, 혹은 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강인보다 나이도 많고 포르투갈에서 이미 자리 잡은 선수들이 있어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강인의 실력을 더 냉철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이강인 개인에게도 의미가 크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1군 데뷔했으나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참 경기에 출전해 실력을 키워야 하는 나이지만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강인은 최대한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이적할 예정이다. 임대로 떠날 수도 있고 완전이적도 가능한데 이번 월드컵은 일종의 쇼케이스라 좋은 모습을 보이면 더 나은 조건의 팀으로 이적할 길이 열린다. 두 살 어린 이강인이 우승후보를 상대로 맹활약하면 이강인에 대한 유럽의 관심은 더 증폭될 게 분명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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