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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중 하나인 알 투마마 경기장 조감도. 출처 | 카타르 월드컵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결국 32개국 체제로 치러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호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3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평의회에서 승인한 타당성 조사 결과 카타르의 인접국 포함해 참가국을 48개까지 늘리는 안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했다. 결론적으로 현 상황에서는 그런 제안을 할 수 없다고 이해 당사자들끼리 합의했다. 32개팀 원안대로 유지될 것이며 내달 5일 열리는 총회에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6년 취임한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월드컵 참가국 확대를 내세웠다. 표면적 이유는 ‘축구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 증대’였다. 애초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월드컵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카타르 월드컵에 조기 도입하는 방향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지역 예선에 돌입 직전 열리는 6월 총회를 통해 최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승인이 유력했기 때문에 카타르가 인근 국가와 공동 개최를 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논의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개최국인 카타르의 인구는 264만 명(2017년 기준·세계은행 추산)에 불과하다. 한국(5147만)의 약 20% 수준이다. 게다가 아랍에미리트, 이란 정도를 제외하면 중동 자체가 축구에 관한 관심이 크지 않다. 주변국이 협조해 대회 흥행과 이어진다면 중계권료, 스폰서 등을 포함해 시장 규모 자체가 확대된다. ‘AP 통신’이 보도한 FIFA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4억 달러(약 47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이윤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 변경안에 맞춰 대회를 정상 개최하려면 최소 2개의 경기장을 당장 추가로 지어야 한다. 불안정한 지역 정세도 발목을 잡았다.

한국으로서는 오히려 다행이다. 48개국 체제에서 아시아 대륙의 본선 출전권은 4.5장에서 8.5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혜택을 보는 쪽은 본선행 막차 티켓을 노리던 국가들에 돌아간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국은 32개국 체제에서도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왔다. 출전권이 늘어난다면 도리어 지역 예선 경기를 많이 치러야 한다. 벤투호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스파링으로 힘을 뺄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참가국을 확대할 경우 본선 조별리그는 3개국 16개조로 구성돼 1위 팀만 16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조 편성에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2경기만 소화한 채 허무하게 일정을 끝낼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2014브라질 월드컵과 2018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조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 없이 본선에 올랐다. 아시안컵 8강 탈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벤투호는 오는 9월 시작되는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차분히 준비 중이다. 내달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호주,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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