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으라차차 와이키키2 제공) (20)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패션 디자이너가 꿈이던 17살의 신현수는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우연히 들어간 연극부에서 연기의 재미를 맛봤다. 조명이 켜지고 모든 관객이 자신을 주목하는 그 순간 “되게 재밌네?”란 생각 들었다는 신현수. 그는 그렇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2015년 ‘아름다운 나의 신부’로 데뷔한 배우 신현수는 이후 ‘청춘시대’, ‘황금빛 내인생’, ‘열두밤’까지 쉬지 않고 활동했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JTBC 월화극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이하 ‘와이키키2’)에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의 공동 CEO 겸 프로야구 2군 야구선수 국기봉을 연기했다. 진지하고 어리숙하지만 마음은 여린 인물이다. 차유리(김예원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와이키키2’ 종영 인터뷰를 통해 신현수를 만났다.

-다음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나?

‘열두밤’에서 서정적인 멜로를 해봐서 다음엔 주체적으로 사랑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로맨틱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예원 누나가 나왔던 ‘로맨스가 필요해’를 정말 재미있게 봤고,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인상 깊었다. 사랑 이야기를 즐겁게 다루는 장르를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현재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신현수의 원동력은 뭘까?

현장에 나가는게 재미있고 인물을 표현하고 구축하는거에 즐거움을 느낀다. 캐릭터를 맡고 그 인물로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행복하다. 그 에너지를 계속 갖고 있는게 제가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거 같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운이 좋게도 17살에 인천시립극단 창작 뮤지컬 앙상블로 뽑혀 인천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에 서게 됐다. 큰 무대에서 선배들과 연기하니 너무 떨리고 긴장돼서 그만 무대 위 턴테이블 틈 사이 2미터 아래로 왼발이 빠지는 부상을 당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 아직도 흉터가 있다. 그래도 무대에 서는게 재밌더라. 관련 전공으로 대학도 진학했고 하나하나 꿈을 이뤄가는 순간들이 감사하고 매 순간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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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2’ 배우 신현수. 사진 | 윌엔터테인먼트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도 활약이 많았다. 드라마와 다른 연극의 매력이 무엇인가?

연극은 그 인물로서 라이브 하게 한 두시간을 살고 실질적인 반응을 바로바로 얻을 수 있다. 살아있다고 느끼는게 연극의 매력이라면 드라마는 카메라라는 필터를 거쳐서 시청자를 만나게 된다. 카메라 각도에 따라 디테일하게 달라지는 내 모습을 연구하고 계산적으로 연기하는 게 어렵지만 드라마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대학 동기들과 함께 극단 ‘길손’도 만들었다고.

맞다. 극단 ‘길손’에서 다음달 4일부터 연극 ‘헤어지는 기쁨…을 공연한다. 스케줄상 이번엔 참여하지 못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직접 창작극을 만들기도 하고 연극은 계속 놓지 않으려고 한다. 연극할 때 느끼는 바들이 크다.

-쉴 땐 주로 뭘 하나?

연기를 하면 에너지 소비가 크다.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감성 연기하는 인물한테 모두 주는편이어서 작품이 끝나면 공허함 같은게 든다. 그럴 때 그림을 그리거나 전시회, 영화를 보고 사진을 찍으면서 나를 채우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작품 끝나면 그림으로 당시 느낌을 남겨두는 편이다. 집에 굉장히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전시회도 열어보고 싶다. 제가 그린 그림을 티셔츠로 만들어서 스태프들에게 팀복으로 선물도 했다. 혹시 어딘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티셔츠로 얻은 수익금을 기부하고 싶다.

-지난해 기흉으로 응급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괜찮나?

작품을 이끌어가는 배우가 아파서 촬영을 못 한다는 건 굉장한 민폐다. ‘열두밤’ 촬영이 끝날 때까지 죄송한 마음이었다. 사실 ‘와이키키2’때도 혹시나 아프면 어쩌나 걱정도 들었다. 이번 작품이 끝나고 휴식기 갖는 이유도 다신 아프지 않기 위해서다. 물론 지금은 무척 건강한 상태다. 소희가 현장에서 스트레칭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제게 필라테스를 추천해줬다. 소희가 다니는 필라테스 학원에 등록할 예정이다.(웃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대학교 때 교수님께서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땐 이해를 못 했는데 현장에서 이런저런 상황들을 겪을 때마다 그 의미가 확립되는 거 같다. 내가 삶아온 삶이 내가 연기하는 인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어떤 연기가 나오고 시청자들에게 신현수란 배우가 어떻게 비춰질지가 정해지는 거 같다. 그래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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