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 코리아 기세 떨치겠다[포토]
여자국가대표팀 윤덕여 감독과 선수단이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서 열린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대표팀 출정식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열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변은 일어난다. ‘윤덕여호’는 이미 경험이 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출정식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윤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16강 진출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아의 강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16강 진출은 쉽지 않은 미션이다. 게다가 한국은 조별리그서 개최국인 프랑스와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프랑스는 FIFA랭킹 4위의 강호다. 14위인 한국보다 10계단 높다. 최근 A매치 세 경기에서는 우루과이와 일본, 덴마크를 연파했다. 3경기서 무려 13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4년 전 캐나다 대회 16강에서 0-3으로 패한 기억도 있다. 잉글랜드 첼시위민스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리옹을 상대한 경험이 있는 지소연은 “프랑스는 우리 조에서 압도적인 게 사실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났는데 템포도 빠르고 기술도 좋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홈 어드밴티지까지 안고 있어 까다로운 상대다. 개막전 티켓이 이미 매진돼 프랑스 팬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경기에 나서야 한다. 자칫 첫 경기부터 분위기가 떨어질 수 있다.

힘든 개막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평양의 기적’을 떠올렸다. 여자대표팀은 2017년 평양 원정에서 아시아 최강팀으로 꼽히는 북한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이듬해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다. 당시 대표팀은 김일성경기장에서 5만 관중의 야유를 들으며 고전했고 전반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14분을 남겨놓고 장슬기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패배 위기에서 탈출했다. 한국은 그날 무승부를 통해 조 1위 등극의 계기를 마련했고 결국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되는 기억이다.

이민아[포토]
여자국가대표팀 간판 미드필더 이민아가 20일 서울 코엑스몰에서 열린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출정식에 참석했다. 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윤덕여호 선수들은 2년 전 평양에서 만든 기적을 개막전 장소 파리에서 재현하고 싶어 한다. 여자대표팀 간판 스타 이민아는 “우리는 늘 힘든 조에서 경쟁했다. 평양에서도 위기가 있었지만 기회로 만들어 월드컵에 진출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골키퍼 강가애도 “개막전 분위기는 평양과 비슷할 것 같다. 정말 장난이 아니었는데 우리는 그때도 해냈다. 평양의 기적이 없었다면 지금도 없다. 프랑스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에 패한다 해서 16강 진출이 아예 좌절되는 것도 아니다. 캐나다 대회에서 한국은 1차전서 브라질에 0-2로 졌지만 코스타리카와 비기고 스페인을 이기며 생존에 성공했다. 지소연은 “물론 이긴다는 마음으로 가고 이겨야 하지만, 진다고 해도 잘 져야 한다. 0-1과 0-2, 0-3은 다르다. 점수 차를 가능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 다음을 생각하면 프랑스전에서 최대한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프랑스전 승리가 아니라 16강 진출인만큼 이어지는 나이지리아, 노르웨이전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여자대표팀은 22일 스웨덴 예테보리로 출국해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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