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잉
한화 제라드 호잉이 지난 17일 대전구장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대전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대전=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지난해 한화의 가을야구 숙원을 풀어준 제라드 호잉(30·한화)은 ‘효자 외인’으로 불린다. 올해 출발은 좋지 않지만 여전히 팀과 팬의 기대감은 크다. 호잉도 긴 호흡으로 시즌에 임하고 있다. 중견수와 우익수를 오가며 올해도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호잉은 자신의 뒤에 24명의 팀 동료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호잉은 한국에서 야구인생의 꽃을 피웠다. 지난 시즌 개막 전까지도 호잉은 ‘미운 오리새끼’였다. 스프링캠프 때 호잉을 지켜봤던 많은 야구인들의 호잉의 성공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호잉은 지난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반전을 일으켰다. 한화도 호잉의 활약 덕분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올시즌도 호잉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20일 현재 4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 7홈런, 득점권 타율 0.318를 기록 중이다.

호잉의 시즌 초반 부진 원인은 2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붙박이 우익수로 나서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중견수까지 커버하고 있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호잉이 중견수까지 보며 지난해보다 타격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두둔했다. 호잉은 “중견수와 우익수를 왔다갔다 한다고 부담은 되지 않는다. 우익수보다 중견수가 개인적으로 더 편하다. 하지만 수비범위가 넓어져 중견수로 나가면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 그러나 팀이 원하면 좌익수까지 모든 외야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력적인 부분도 호잉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후반기 지친 모습을 보이며 9월 월간 타율 0.266, 10월 월간 타율 0.130에 그쳤다. 한화 측도 체력저하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호잉은 “지난해 후반기 부진도 체력 탓은 아니다. 타격 사이클에 업 앤드 다운이 있는데 침체된 상태였다. 올시즌 초반도 마찬가지다. 난 강하다. 지난해 무더운 여름을 견디며 노하우도 쌓았고 이번 여름을 대비해 많이 준비했다. 체력걱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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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제라드 호잉이 지난 17일 대전구장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대전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상대가 좀 더 자신을 파고드는 느낌은 받고 있다. 호잉은 “확실히 지난해보다 상대 투수들이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 바깥쪽 공 위주로 던진다.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 적응하면 이겨낼 자신이 있다”면서 “투수는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고 타자는 어떻게든 치려고 한다. ‘톰과 제리’와 같은 상황이다. 내가 착한 사람이니 제리이고, 상대 투수가 톰”이라며 웃었다.

지난 시즌 대비 저조한 타격 성적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호잉은 “타격폼은 바꾼 게 없다. 기록은 시즌 끝나면 나온다. 주위에서 걱정하는 것은 알고 있다. 지난 시즌 열심히 한 것처럼 매 경기 건강을 유지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은 아직 타율 3할을 못 치고 있고, 20홈런도 못 치고 있지만 다른 장점인 수비, 주루 플레이 등으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호잉이 차지하는 팀내 비중은 크다. 책임감도 크다. 그러나 호잉은 “지나간 과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매 경기 하루, 하루가 중요하다”면서 “내가 잘한다고 항상 이기는 게 아니다. 1명의 선수가 아닌 25명의 선수가 한 팀이고, 1명이 아닌 25명이 하는 게 야구다. 동료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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