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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자로 각부문 리그 1위에 오른 류현진. ATBAT 애플리케이션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명실상부한 최고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32)이 마침내 메이저리그(ML) 전체 방어율 1위에 등극했다. 방어율 뿐만 아니라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서도 리그 전체 1위, 다승 부문에선 내셔널리그 1위로 우뚝 섰다.

예고된 왕좌 탈환이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원정경기에서 기대했던 그대로 경기를 지배했다. 최근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가며 7이닝 무실점으로 신시내티 타선을 봉쇄했다. 31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지난달 9일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내전근 통증으로 자진강판하며 1점 가량 높아졌던 방어율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최고 93마일(약 150㎞)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경기 전체를 완벽하게 설계했다. 효율적인 투구로 88개의 공만 던져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완봉승까지 노릴 수 있는 투구수였으나 이미 지난 8일 애틀랜타전에서도 완봉승을 달성했고 5-0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방어율을 1.52까지 끌어내리며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로 우뚝 섰다. WHIP 또한 0.74로 1위, 신시내티전 승리로 6승을 올려 다승 부문에선 내셔널리그 공동 1위다. 코리안 빅리거 중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투수 부문 타이틀 수상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20경기 가량 더 선발 등판해야 정규시즌이 종료된다. 한 두 경기만 무너져도 방어율은 크게 치솟는다.

그래도 우려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류현진의 괴력투는 사실상 지난 시즌부터 시작됐다. 지난해에도 류현진은 방어율 1.97로 1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2017시즌부터 던진 컷패스트볼을 완전히 자신의 무기로 장착하며 네 가지 구종을 마음대로 던지는 포피치를 확립했다. 류현진은 지난해부터 이번 신시내티전까지 등판한 24경기서 방어율 1.78을 기록 중이다. 2018시즌 방어율 1위이자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 방어율 1.70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방어율 1위를 노려볼만 하다. 디그롬은 올시즌에는 방어율 3.98로 주춤하며 지난해부터 방어율 2.14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최고의 재능을 자랑하는 수많은 선수들이 빅리그에 도전했지만 타이틀 홀더는 전무했다. 시선을 동양인 투수로 넓혀도 방어율 부문 1위는 없었다. 다승 부문에서 2006년 왕젠민, 탈삼진 부문에서 노모 히데오(1995년, 2001년)와 다르빗슈 유(2013년)가 정상에 오른 적은 있으나 투수평가의 절대지표인 방어율 1위는 누구도 이루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이전부터 스스로 강조해온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류현진은 2013시즌 빅리그에 입성하면서 방어율과 이닝, 두 가지 기록에 욕심을 드러내곤 했다. 2013시즌 방어율 3.00을 기록하자 2점대 방어율을 달성하고 싶다며 목표점을 더 높게 잡았다. 그리고 올시즌 2점대가 아닌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빅리그를 점령하고 있다.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며 아시아 야구 역사도 새롭게 쓰고 있는 류현진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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