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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솔이 바르나위를 안으며 승리를 축하해주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제주|글·사진 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패자’로서 참담함과 의무감이 교차했지만, 이내 추스르고 케이지에 돌아온 권아솔이었다. 지난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굽네몰 ROAD FC 053 제주가 열렸다. 고대하던 권아솔(33·팀 코리아 MMA)과 만수르 바르나위(27·TEAM MAGNUM/TRISTAR GYM)의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도 진행됐다. 결과는 만수르 바르나위의 승리. 1라운드 3분 44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서브미션 승을 거뒀다. 100만불의 아시아 최대 규모 상금과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모두 가져갔다.

권아솔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가장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100만불 토너먼트 동안 국민에게 한 약속들이었다. 그동안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 “100만불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 “한국의 실력을 알리겠다.”라는 말은 공수표가 돼버렸다. 바르나위에게 패한 후 권아솔은 케이지에 설 자리가 없었다. 모든 시선과 영광은 바르나위에게 쏠렸다. 케이지를 뒤로 하고 라커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문홍 대표가 라커룸으로 향하는 권아솔을 보고 손을 잡으며 케이지로 이끌었다. 좋든 싫든 패자의 의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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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솔이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애국가를 듣고 있다. 세리머니를위해 직접 준비해 온 태극기가 케이지에 걸려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말없이 케이지에 돌아온 권아솔은 바르나위의 승리 세리머니를 지켜보며 축하해주었다. 등을 토닥이고, 악수를 건넸다. 바르나위의 승리에 대한 기쁨의 말도 묵묵히 들으며 박수를 쳐줬다. 그리고 대회사에서 마이크를 건네자 담담히 “나를 이긴 만수르 선수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과 지켜봐 주신 많은 국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다시 일어서도록 하겠다. 내가 다시 도전할 때까지 만수르 선수가 계속 챔피언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리매치에 대한 의지와 각오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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