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유희관, 1실점 호투로 완투승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경기 후 포수 박세혁과 악수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삼성 윤성환, 커브 승부[포토]
삼성 윤성환이 1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2019.5.1 광주|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느림의 미학’을 갖춘 투수들이 일제히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느린 구속의 공으로 KBO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투수로는 유희관(두산)과 윤성환(삼성)이 있다.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진 못하지만 칼날같은 제구력을 무기로 타자들을 돌려세우며 자신만의 족적을 뚜렷하게 남겼다.

하지만 유희관과 윤성환은 나란히 지난 시즌 부침을 겪었다. 유희관은 10승 고지에 오르면서 6연속 시즌 두 자릿 수 승수 달성엔 성공했지만 시즌 방어율이 6.70에 이를만큼 특유의 안정감을 보여주진 못했다. 2013시즌(145.1이닝) 이후 가장 적은 14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고 피홈런도 23개로 2015시즌(23개) 이후 가장 많았다. 이로 인해 유희관은 한국시리즈 선발진에서도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윤성환도 마찬가지다. 사자군단을 지탱하던 토종 에이스의 위용을 잃어버렸다. 24경기 5승 9패, 방어율 6.98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거쳤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었다. 뼈아픈 부진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협상 데드라인까지 버텼지만 결국 기대치를 밑도는 1년 총액 1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절치부심한 두 투수는 2019시즌 달라졌다. 지난해 무너졌던 제구력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해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에 재진입했다. 19일 현재 유희관은 9경기에서 2승(3패)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방어율은 3.73이다.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는 의미다. 시즌 초반 기복이 있었지만 지난 7일 KIA를 상대로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16일 삼성전에서는 9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완투승을 거뒀다. 2연속 경기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완연한 상승세를 탔다.

윤성환도 7경기에서 2승 1패, 방어율 2.93으로 컨트롤 마스터의 위엄을 되찾았다. 구속은 오히려 떨어졌지만 변화구 구사율을 높이면서 매경기 신들린 완급 조절을 자랑하고 있다. 7경기 중 5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한 것은 윤성환의 부활을 알리는 지표다. 지난 8일 대구 NC전에서는 9이닝 무실점으로 지난 2015년 이후 첫 완봉승을 따냈다.

두 투수의 긍정적인 변화엔 공인구 효과도 한 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발계수를 낮춘 공인구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효과를 발휘하며 KBO리그에 투고타저 흐름을 가져왔다. 지난해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 많은 홈런을 허용해 자존심을 구겼던 두 투수의 피홈런도 눈에 띄게 줄었다. 유희관은 9경기에서 피홈런이 2개 뿐이고 윤성환은 7경기에서 1개의 홈런만 허용했다. 아직 표본이 많진 않지만 달라진 공인구가 두 투수에게 미치는 효과는 확실하다.

살아난 제구력과 바뀐 공인구 효과가 더해지면서 유희관과 윤성환의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KBO리그에서 사라졌던 ‘느림의 미학’이 부활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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