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이젠 한국 사람들 기분이 좋으면 제 기분도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제 기분도 좋지 않고요. 하하"


타국에 이렇게도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모국 프랑스만큼 한국을 사랑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2016년 한국에 여행하러 왔다가 푹 빠져버린 유튜버 마크(31)의 이야기입니다.


마크는 먹방, 한국 문화 체험, 브이로그 등의 콘텐츠와 종종 프랑스 문화도 알리면서 한국 구독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마크의 채널은 작위적인 모습이 아닌, 진심으로 다가가려 하는 순수함이 포인트입니다. 한국어 실력이 다소 서툴지만 구독자들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면모 또한 입덕을 부르죠.


인터뷰가 예정된 카페로 들어선 마크는 훤칠한 키에 브라운 머리를 가진 영락없는 파란 눈의 외국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안녕하세요"라며 허리를 굽히고 인사하는, '한국식 예의'를 차려 오묘한 인상을 풍겼죠. 외국인과 전형적인 한국인 리액션의 결합이라. 낯설기보다 신선했습니다.


마크는 질문을 받기 전 긴장된 표정과 함께 한국어가 서툴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됐냐"는 질문에 "걸어왔어요. 하하. 조크(Jock)예요"라며 피식하게 만드는 유머 감각을 발휘, 스스로 부담감을 덜어냈습니다.


2013년부터 해외 여행을 시작한 마크는 호주, 프랑스를 거쳐 한국까지 왔습니다. 특히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경험을 쌓을 때 알게 된 한국인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친절함에 한국인은 좋은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갖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도착했을 때도 기분이 좋았다는 마크입니다.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표현은 "한국 음식 맛있어요", "한국 문화가 좋아요"였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리액션과 함께 말이죠. 유튜버로 활동하게 된 배경부터 한국을 향한 무한 애정까지. 마크를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유튜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아는 분이 1인 방송 콘텐츠 관련된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제안을 받았어요. 또 방송 초반 함께 촬영했던 미국인 친구와도 유튜버를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었어요. 이 친구는 너무 바빠져서 이젠 저 혼자 하게 됐죠. 저도 한국 문화가 좋고 콘텐츠 만드는 게 재미있어서 하게 됐어요.


Q. '봉쥬르헬로' 채널명 탄생 배경이 궁금해요.


초반에 함께했던 미국인 친구와 저랑 각자 모국어 인삿말을 합친 거예요. 프랑스의 봉쥬르(Bonjour), 미국의 헬로(Hello)를 합쳐서 만들게 됐어요.


Q. 한국어 실력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좋아요. 아직은 서툴지만요.


지금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 중이에요. 한국에 살면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싶어 한국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고 싶어졌어요. 평일 아침 9시부터 11시에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한국어랑 프랑스어가 너무 달라서 조금 힘들어요. 특히 단어와 문법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Q. 한국의 어떤 점이 마크를 머물도록 끌어들인 걸까요?


음식과 한국어, 문화도 너무 좋아요. 한국 술도 좋고요. 소주, 맥주, 소맥(소주+맥주), 막걸리 다 제 입에 잘 맞아요. 미세먼지로 가끔 불편할 때는 있지만요.


Q. 그래도 이해하기 힘든 한국 문화가 있다면요?


사람들이 늦게까지 일하는 게 좀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 프랑스 직장인들은 한국처럼 밤 늦게까지 일하지 않아요. 한국에서는 10시간~12시간까지도 일하는 것 같아 힘들어 보여요.


Q. 구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마크의 채널은 어떤 장점이 있는 걸까요?


흠. 제가 잘생겨서? (웃음) 농담이고요. 제 채널은 어린 친구들보다 나이 드신 분들이 더 좋아해요. 저는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과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기준을 지키면서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그래서인지 제 영상에는 '싫어요' 비율이 되게 낮아요.


Q.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약하는 외국인들이 있어요. 연예인 활동에 꿈이 있는지요.


사실 아직까지는 연예인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그냥 지금 현재 콘텐츠 만드는 게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뿐이예요. 길거리 가다가 알아봐주시면 기분이 너무 좋고 감사한데 묘하기도 해요.


Q. 구독자들과 팬미팅도 했어요.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한 팬이 저를 보려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오셨어요. 남자 팬이었는데(웃음) 제가 준비한 선물을 나눠주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가장 비싼 선물을 받고 가셨어요. 또 다른 분은 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서 보내주셨어요. 얼마든지 써도 된다고 해서 명함에 넣으려고 해요. 그래서 요즘 명함 만들고 있어요.


Q. 한국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음식, 먹기 힘든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감자탕, 돼지갈비, 삼겹살 너무 맛있어요. 김치찌개, 된장찌개도 너무 좋아요. 순대는 한번 먹어봤는데 더 이상 못 먹겠어요. 해물은 특유의 냄새 때문에 힘들어요. 특히 산낙지요. 번데기, 닭발, 족발은 막 살아 움직이는 게 상상돼서 아직 못 먹겠어요.(웃음)


Q.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영상들도 있어요. 방탄소년단과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이름)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더군요. 어떤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는지요.


방탄소년단은 한국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프랑스에서도 유명하고 미국에서도 인기가 대단해요. 유럽에서 많은 케이팝 그룹들이 많이 사랑받고 있어요. 특히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그룹이어서 한국 문화도 널리 알리고 있죠. 정말 대단해요.


Q. 한의원을 가서 직접 침을 맞은 영상이 있는데, 치료받은 느낌은 어땠나요?


프랑스에서 한 번도 침을 맞아본 적이 없고 한국에서 처음 맞아 봤어요. 조금 이상한 느낌은 들었지만 아프지는 않았어요. 축구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간 거였는데 어제도 다녀왔어요. 6개월째 다니는 중이에요.


Q. 프랑스의 가족을 만나러 간 영상을 보면 어머니가 마크를 보고 눈물을 흘려요. 평소에 가족이 그립지 않나요?


지금은 가족이 생각나면 영상통화를 하면 돼요.(웃음)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죠. 프랑스를 가려면 비행기 티켓도 비싼데 전 아직 학생이라 쉽게 못 가요. 가족과는 영상 통화로 연락 중이에요. 요즘에는 조카가 많이 보고 싶어요.


Q.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구독자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팬들이 있기에 제 채널이 있는 거예요. 없었다면 아마 작년에 없어졌을 거예요. 구독자 7만 명을 넘겼는데 10만 명을 돌파하면 다시 팬미팅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채널에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피드백도 해주세요. 더 다양한 콘텐츠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할게요. 늘 행복하세요!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이게은 기자 eun5468@sportsseoul.com, 유튜브 '봉쥬르헬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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