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대표1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못생긴 새끼 오리는 춥고 외로운 겨울을 지나 봄이 오자 자신이 아름다운 백조임을 알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았다.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를 모르는 이는 별로 없다. 우리 현실에도 수 많은 ‘미운 오리 새끼’가 존재하고 4인조 보이그룹 위너(WINNER·강승윤 이승훈 송민호 김진우)도 한때는 자신을 ‘YG의 미운오리새끼’라고 칭하기도 했다.

2013년 신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WIN : WHO IS NEXT’에서 승리하며 이듬해 정식 데뷔한 위너는 여타 아이돌그룹과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쉬지 않고 앨범을 내기보다는 긴 공백기를 거쳤고 그 사이 멤버가 탈퇴하면서 외형적 변화를 겪기도 했다. 소속사 내 후배 그룹에 비교되는 적은 활동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던 위너지만 지난 2017년 싱글 ‘페이트 넘버 포(FATE NUMBER FOR)’ 이후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어떤 그룹보다 왕성하게 활동, 이제는 YG의 백조가 되어 비상하고 있다.

위너가 지난 15일 공개한 새 미니앨범 ‘위’(WE)의 타이틀곡 ‘아예(AH YEAH)’는 발매후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위너는 데뷔후 발표한 모든 타이틀곡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이제는 ‘믿고 듣는’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었다.

16일 기자간담회에 나선 위너는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인데 예상은 못했다. 언제나 컴백하고 곡을 낼 때 운이 따라줘야 하기에 예상하지 못한다. 그래서 더 떨리고 감사하고 팬분들에게 고맙다”면서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결과에 기대가 되고 연연하지 말자고 매번 멤버들과 이야기 한다. 기대가 많으면 실망도 커서 최대한 담담해 질려고 노력한다. 팬분들이 고생을 많이 해주신다. 모니터링을 하는데 팬분들이 영업도 해주시고 알릴려고 노력해 주시는게 좋은 영향이 된 것 같다. 위너의 또 다른 멤버 같이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위너는 빅뱅 전 멤버 승리의 버닝썬 논란과 이와 관련된 의혹을 받는 소속사 YG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빠른 컴백은 물론 좋은 성적을 내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위너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는데 우리가 앨범 준비할 때는 작업실에서 작업만 하기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았다. 팬분들에게 빨리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의 작업에 몰두했던 것 같다”면서 “회사에서 특별하게 지령이 내려온 것은 없었다. 양현석 총괄프로듀서님은 ‘너희는 너희가 갈 길을 열심히 가고 팬들을 위해 준비를 해라’고 해서 우리도 작업에만 몰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압박이 없어서 이번 컴백이 가능한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양현석 PD님의 반응이 좋았다. 수록곡이 장르가 다 달라서 좋다고 하셨다. 결과를 주고 받는 오늘 아침 대화방에서도 ‘노력이 보답을 받는다’며 다독여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위너 라운드인터뷰_2

데뷔 6년차를 맞이하는 위너는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더욱 더 단단해지며 하나가 됐다. 이번 앨범 ‘WE’ 역시 이런 의미를 담았다. 위너는 “부제로 ‘위 오어 네버(WE OR NEVER)’라는 문구를 차용하기도 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면 네 명이 똘똘 뭉쳐서 가족처럼 함께 했다. 각자 파트와 역할이 나눠져 있지만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다른 멤버들이 받쳐줘서 가능했다. 그리고 곁에서 지켜주신 팬분들이 있어 가능했다.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긴 공백기 속 위너는 마치 YG의 숨겨 놓은 보석함 같았다면 이제는 적어도 일년에 두 번 이상 컴백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승윤은 “우리가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수록곡을 들어보시면 각자 스타일이 다 다르다. 항상 앨범 만들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기에 부담이 된다. 매번 활동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고 팬분들에게 많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많은 컴백을 보여 드리고 싶어 빠른 컴백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위너는 지난 1월 첫 북미 투어를 개최해 7개 도시에서 7회 공연을 성료하며 글로벌 팬들과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위너는 “데뷔 첫 프로젝트를 뉴욕에서 시작했다. 당시에는 연습생 신분이라 길거리에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고 우리가 여기서 우리가 공연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이번 투어의 그랜드 파이널이 뉴욕인데 그 감회가 이상했다. 금의환향 한것 같기도 하고 현지에 있는 팬분들을 만나기 위해 온 것이 감동스러웠다. 백발의 할머니·할아버지부터 어린 친구까지 다양한 분들이 찾아주셨다. 케이팝에 대한 호기심으로 오신 분도 나중에는 함께 우리 노래를 외치셨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한 북미 투어였다”고 만족했다.

한편, 같은 소속사 출신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블랙핑크에 대해선 “잘 돼서 너무 좋고 멋있다. 저희도 언젠가 그런 무대와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 부러운 면도 있다. 우리는 오빠이고 선배인 입장에서 더 응원하고 싶다”면서도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들이 월드스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갈 길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위너는 정규앨범부터 단독 콘서트, 월드투어, 일 년에 두 번 컴백하겠다는 약속을 모두 지켰다. “2019년에도 컴백 두 번,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두 앨범을 합쳐서 정규 3집까지 방점을 찍는 것이 목표다. 이루어질지 열심히 노력해봐야 알 것 같다. 지난 컴백 때 2019년에는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더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 쉴 수 없이 팬분들과 만나질 기회가 많아질 것 같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YG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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