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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안양시장이 지난 1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FC안양-안산 그리너스와 2019시즌 홈 개막전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 FC안양

[안양=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북을 이기니까 세상이 뒤집힌 것 같더라고요.(웃음)”

최대호 안양시장은 K리그에서 진기록을 남겼다. 지난 2013년 FC안양 창단을 주도해 구단주 자리에 올랐으나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낙선해 떠났다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하면서 다시 구단주 지휘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2월2일 LG(현 FC서울)가 떠나면서 프로축구가 사라졌던 안양에 다시 서포터의 함성을 들리게 한 날이 정확히 9년 만인 2013년 2월2일이었다. FC안양이 창단하면서 K리그도 외연을 확장해 2부리그를 출범시킬 수 있다.

FC안양은 올해 2부리그 초반 10경기를 전부 원정으로 소화했다. 기존 잔디가 나쁜 편이 아니었으나 새 잔디를 깔았다. 거기에 가변좌석까지 설치하느라 홈 개막전이 두 달 가량 미뤄졌다. 지난 12일 올해 홈 개막전에 앞서 만난 최 시장은 어린 아이처럼 들 뜬 모습이었다. FC안양은 개막전에서 우승 후보 부산을 4-1로 대파하고, FA컵 32강에서 전북을 1-0으로 누르는 등 좋은 경기력으로 2부리그 4강을 유지하고 있다. 원정 경기를 거의 다 따라다닌 최 시장은 “좋은 경기를 하며 이기면 일주일이 너무 행복하다. 지면 거꾸로 일주일이 아쉽다”며 “선수들이 결기에 차 있어 올해는 4강을 기대한다”고 웃었다. 안양은 2013년 창단 뒤 2부리그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이 없다.

- 홈 개막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안양이 좋은 경기로 이기면 일주일이 너무 행복하다. 지면 ‘왜 졌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일주일이 아쉽고 그렇다. 이번 시즌 홈 개막전을 손꼽아 기다렸다.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2004년 2월2일 LG가 떠난 아픔을 갚고 싶다. 우리 팀이 딱 9년 만인 2013년 2월2일 재창단했다. 우리가 1부에 가든, FC서울이 2부로 떨어지든 안양으로 한 번 불러 뭔가 한 번 보여주고 싶다.

- 구단을 만들었는데 4년간 밖에서 지켜봐야 했던 심정은.

숨어서 텔레비전을 봤다. 중계가 없는 날은 기사 검색을 통해 결과를 접했다. 지난해 초반 11경기 성적이 3무8패였다. 왜 이렇게 안양 축구가 망가졌을까란 생각을 했다. 내 책임이 크다고 느꼈다. 내가 시장직을 유지했다면 구단이 이렇게 무너졌을까, 내 책임이 크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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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안양시장이 지난 1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FC안양-안산 그리너스와 2019시즌 홈 개막전에 참석, 최호정에게 프로 통산 200경기 출전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제공 | FC안양

- 올해 FC안양 분위기가 좋다. 4강을 유지하고 있다. 가성비 좋다는 말을 듣는다.

선수들을 만나보면 결기에 차 있다. 선수들은 ‘구단주가 축구에 관심이 많구나’라고 느끼는 것 같다. 표정도 대단히 밝고 뭔가 의지를 갖고 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못할 때도 꾸지람보다는 힘내라는 격려를 한다. 김형열 감독에게 경기 마치면 격려의 문자를 보낸다. 모든 경기의 선수 구성에 있어 감독에게 100% 전권을 줬다. 내가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구단에 선수를 끼워넣고 그러지 않는다. 홈구장이 종합운동장이어서 한계나 어려움을 느낀다. 선수들 숨소리가 들려 동화가 되어야 하는데 떨어져 있으니까 누가 누군지도 모른다. 가변좌석이 3500~4000석이다. 서포터석엔 좌석이 없는, 그들이 원하는 스탠드를 만들어줬다.

- 부산과 시즌 개막전 4-1 대승은 올해 1~2부를 통틀어 최대 이변이라고 한다. FA컵에선 전북도 이겼는데.

오거돈 부산광역시장까지 왔더라. 난 감독이나 선수들에게 “홈 경기는 어떻게 해서라고 이기면 된다. 어웨이에선 최선 다하라”고 한다. ‘잘 하면 비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하는 거다. 처음에 1~2골 들어갈 땐 행복했는데 4골 되니까 미안해서 소리를 못 지르겠더라. 전북전도 짜릿했다. 안양이 전북을 이겼다. 지금도 하이라이트를 돌려 보곤 한다.

- 구단주 2기를 맞아 새로운 축구 발전 계획이 있나.

군포나 의왕, 과천 등 3개 도시를 합쳐 안양권이라고 한다. 이들 도시에선 팀 만들기 어렵다. FC안양 하나로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4개 도시 인구가 115만 정도 된다. 이름은 FC안양이지만 (다른 도시들이)같은 생활권인 만큼 볼 거리와 감동을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얘기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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