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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 군. 제공|사랑의달팽이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음대에 진학해 음악가의 꿈을 키우는 청년이 있다.

강남대학교 독일어 음악학부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있는 손정우(22) 군이다.

손 군은 4살 때 청각 장애로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7살에 인공 달팽이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통해 기계음으로 소리를 인식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꾸준한 재활 치료를 통해 소리를 듣고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손 군은 어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연주회를 관람하러 다녔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청각장애인 유소년으로 구성된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클라리넷은 악기 중 사람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음색을 지녀 인공와우수술 후 청각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서 활용된다. 사랑의달팽이에서 클라리넷 앙상블을 운영하며 청각 장애인의 재활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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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 군. 제공|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은 제 존재 자체를 높여주고 당당하게 만들어준 멘토”라고 말하는 비장애인도 연주하기 힘든 클라리넷으로 청소년 음악 콩쿠르 관악 부문 고등부에서 3위를 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음악이 좋아 음대 진학을 결정해 이제는 클라리넷을 전공하는 어엿한 대학생이자,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수석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랑의달팽이에서 진행하는 ‘소꿈놀이 멘토링 프로젝트’ 멘토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소꿈놀이(소리가 꿈이 되는 놀라운 이야기) 멘토링 프로젝트’는 (사)사랑의 달팽이가 클라리넷앙상블과 같은 사회적응지원 프로그램을 확장하여, 2018년부터 청각장애 청소년과 사회초년생과 대학생과 함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첫 사회인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청각장애 청소년 멘티와 사회초년생 및 대학생인 멘토를 1:1멘토링과 그룹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고민을 나누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사회편입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손 군은 “사랑의 달팽이의 수석 단원으로 부끄럽지 않게 더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서, 사랑의 달팽이의 어린 단원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어린 단원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들을 아낌없이 다 알려주고 같이 공부한다”며 사랑의 달팽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음악계에서 인정받는 연주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손 군은 “다른 청각장애인들을 대신해 세상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며 세상의 인식을 바꾸는 유명한 클라리넷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애는 다른 능력을 갖춘 것이고, 장애인에게 있어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을 비장애인이라 표현한다.

청각 장애를 가진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청각 장애가 있음으로써 앞으로 살아가는 데 이 부분으로 인해 불편하고 심지어 포기하게 되는 이유가 될 텐데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다른 방법들을 찾아서 장점으로 만들어 더 멋진 사람으로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따뜻한 조언을 했다.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클라리넷으로 베토벤을 꿈꾸는 손 군은 요즘 예술경영에 관심이 생겨 예술경영으로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장애는 다른 능력을 가진 거라고 생각해요. 장애인에게 있어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을 비장애인이라 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후배들이 살아가면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만들어 더 멋진 사람으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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