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3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최악이다”

박유천은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했다.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전 연인 황하나에게 결코 마약을 한적도 권유한적도 없다”라고 눈물을 보였고 17, 18, 22일 세차례에 걸친 경찰 자신출석에서도 당당했다.

심지어 경찰조사와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 당시에만 해도 미소를 보인 박유천이다. 모두가 이번만큼은 아니라 믿었다. 이미 2016년 성추문으로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고, 이후 꾸준한 복귀 노력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본인 스스로 깨달았을거란 판단 아래 박유천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박유천은 ATM 기기에 돈을 입금하고 이후 특정 물건을 찾는 CCTV 화면 등의 증거에도 여전히 당당했다. 급기야 해당 내용을 보도한 MBC에 정정보도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박유천에 대한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박유천이 꾸민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했던 것.

29일 드디어 박유천이 19일만에 마약 투약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그는 “내 자신을 내려놓기 힘들었다”는 또 다른 변명으로 더욱 대중을 분노케 했다. 심증으로만 남았던 눈물의 기자회견은 그의 쇼였음이 밝혀진 순간이다.

지난 26일 구속된 박유천은 28일 구속 후 첫 경찰조사 당시만 해도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정신적 충격이 커보였다”던 박유천은 수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은 물론 박유천의 편에서 전적으로 신뢰했던 팬과 소속사마저 그의 거짓말에 등을 돌렸고, 매 상황마다 숱하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공식입장을 전해왔던 법률대리인 측마저 잠잠하다. 모두가 박유천을 믿었고, 속았고, 배신감은 배가됐다.

마약 투약 혐의보다 19일이나 이어진 박유천의 거짓말 사기극이 가장 큰 죄다. 이는 자신의 거짓말로 모두를 속일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에서 비롯됐을 터, 과거 신정환 역시 일명 ‘뎅기열 거짓말’로 낙인이 찍혔고 9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이미지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거짓말에 단호한 국민 정서다. 박유천은 대범하게도 전국민을 우롱했다. 이제야 그의 미소가 지니는 의미를 알 듯 하다. 결국 무혐의를 받아낸 성추문마저 의심케 하는 형국이다. 스스로 자처한 최악의 상황이다.

특히 거짓쇼의 시작이 된 눈물의 기자회견만큼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 박유천은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이란 말이 무색하리만큼 질의응답 하나 없이 자신이 준비한 입장문만 읽고 자리를 떴다. 박유천의 거짓 대본에 모두가 속았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9일 동안 수많은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박유천은 골든타임을 놓쳤다. 마약을 넘어 더 큰 괘씸죄가 추가됐다.

도의적인 책임을 떠나 형법적으로도 박유천은 이제 혐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마약 투약 혐의만으로도 크나 큰 범법행위다. 하지만 앞서 선례들을 살펴봤을 때 초범인 경우 참작이 되기도 한다. 법원은 2017년 필로폰을 투약한 배우 최창엽과 쇼호스트 류재영에 대해 초범에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하지만 박유천의 경우 일관된 거짓 주장과 혐의 부인으로 결국 구속까지 된 상황. 경찰은 그의 추가 투약 혐의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고 이것마저 드러나게 된다면 더 무거운 양형을 받게될 예정이다. 이젠 박유천이 진정한 반성을 하기나 할지에 대한 의문마저 들어 더욱 씁쓸하다. 전국민을 속일 수 있을거라 생각한 박유천의 대범한 거짓말 사기극,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김도훈 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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