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뭘 하든 재미있게 잘 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신예 배우 안은진(29)의 얼굴에는 다양한 매력이 담겨 있다. 앳된 외모 속에 사랑스러우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난다. 배우 정소민과 닮았다는 말에 “선배님과 고등학교 때 같은 연습실을 썼고, 대학교 때도 같은 수업을 들었다. 그래서 그런 말을 종종 들었다”면서도 “화면에서 보니까 닮아 보이는 거지 실제로 보면 얼굴도 정말 작으시고 저보다 훨씬 예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안은진은 인터뷰 내내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주위를 밝게 만들었다. 그는 “평소 후드티에 추리닝 바지를 입고 다닌다. 화장도 잘 안 한다. 사실 지금 드레스에 구두를 신은 모습이 어색하다”며 소탈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안은진은 화제작 드라마에 숨돌릴 틈 없이 출연하며 누구보다 숨가쁜 2019년을 보내고 있다. 2012년부터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며 실력을 쌓아온 그는 지난해 옥수수 웹드라마 ‘숫자녀 계숙자’에서 서른 살 늦깎이 배우 지망생 역할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JTBC ‘라이프’에서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뷰티클리닉 직원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에서는 호위무사의 임신한 아내, tvN ‘왕이 된 남자’에선 후궁으로 등장했다.

그는 “공연의 매력에 푹 빠져 2012년부터 작년까지 쭉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서왔다. TV 드라마에 나오는 분들은 정말 ‘연예인’ 같은 느낌이어서 나랑은 멀다고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고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을 들을 때 엄청난 희열이 느껴지더라. 매력있는 장르라 생각이 들었고, 이후부터 오디션을 열심히 보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안은진이란 배우를 시청자들의 머리속에 각인 시킨건 OCN ‘빙의’였다. 교통과 여순경 ‘최연희’로 분한 안은진은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물론 화려한 액션 연기까지 완벽하게 선보이며 ‘반전 캐릭터’로 거듭났다.

안은진은 “‘빙의’는 긴 호흡으로 촬영한 첫 작품이지만 최연희란 캐릭터가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 제가 접근하기가 쉬웠다”며 “촬영하면서 감독님, 선배님들께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다. 소심한 편인데 눈치 한 번 안보고 ‘이렇게 하고 싶어요’라고 연기에 대해 소통하면서 찍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안은진
배우 안은진. 사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빙의’를 성공적으로 마친 안은진은 현재 KBS2 월화극 ‘국민여러분’에서 사채업계의 젊은 큰손 박후자(김민정 분)의 동생 ‘박귀남’ 역할을 맡아 또 다른 모습으로 열연 중이다. 첫 지상파 드라마 진출작이란 기쁨도 컸지만 고민도 깊었다. “쉬운 역할은 없지만 ‘국민 여러분’은 캐릭터가 특히 강해 초반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사채업계 꿈나무’란 배역이 어떤 느낌인지, 어떤 톤으로 연기해야 할지 감각적으로 바로 알기 어려웠다. 또 날카로운 카리스마가 필요한데 난 그런 부분이 부족해 현장에서 긴장을 많이 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럴 때마다 선배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안은진에겐 큰 도움이 됐다. “머리가 너무 복잡했는데 김의성 선배님께서 ‘툭 치면 나올 정도로 대사만 철저히 외워도 괜찮다’란 말씀이 ‘키’가 됐다”는 안은진은 “극 중 가장 호흡을 많이 맞추는 김민정 선배님을 보면서도 정말 많이 배운다. 긴 대사도 한 번을 안 틀리시고 잘하신다. 제가 너무 떨어서 버벅거리면 민정 선배님이 계속해서 팁을 주신다. 역시 베테랑 선배님에는 이유가 있다”고 또 한 번 감사함을 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나온 안은진은 ‘국민 여러분’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이유영과 동기다. “처음 작품을 들어갈 때 아는 사람도 없고 어색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유영 언니가 있어 의지가 됐다. 대학교 1학년 때 배우 박소담, 유영 언니와 함께 공연도 했었다. 스무살 때부터 함께 부대낀 사이라서, 촬영장에서 ‘NG 좀 그만내’라고 장난을 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다.”

아직 20대의 신예이지만, 소화한 배역들의 폭이 넓다. 안은진은 곧 방영될 ‘킹덤’ 시즌2에서도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이다. 작품마다 판이해지는 이미지와 연기력을 보여준 그는 늘 새로운 도전을 갈망하고 있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저는 아주 ‘보통 사람’이라 로코 속 제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냐는 물었다. “드라마든 영화든 ‘안은진’이란 배우가 나온다 하면 ‘재미있겠다’ ‘궁금하다’는 느낌이 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러면 성공한 삶이 아닐까”라고 말하며 웃는 그의 모습에서 배우로서 설렘과 열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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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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