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홀 세컨 아이언 샷 김태훈
김태훈이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군산=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테리우스’ 김태훈(34)이 2개월 후 태어날 2세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물할 기세다.

김태훈은 26일 전북 군산컨트리클럽(파71· 712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NC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낚아 67타를 적었다. 오후 1시 현재 2라운드 합계 7언더파 135타로 공동 선두로 무빙데이를 맞이한다. 오후조 선수들이 플레이 중이라 순위 변동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상위 그룹에서 우승을 정조준 할 수 있게 됐다.

첫 홀(10번홀·파4)부터 버디로 시작한 김태훈은 전반과 후반에 각각 2타씩 줄여 선두권으로 뛰어 올랐다. 그는 “샷 감도 좋고 실수도 더러 있었지만 크게 나쁘지 않았다. 바람도 많이 불고 바람도 강했지만 안전하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미소 지었다. 지난해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4위(293.4야드)에 오른 대표적인 장타자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길게’보다 ‘안전하게’를 외쳤다. 스스로도 “또박이”라며 웃었다. 실제로는 1번(파4)홀부터 4번홀(파4)까지 310야드 이상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김태훈은 “군산CC는 겉보기에는 광활한 것 같지만 막상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쉽지 않다. 헤저드도 위협적으로 들어와있고 벙커도 많다. 페어웨이를 지켜야 스코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거리보다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임했다”고 밝혔다.

그럴만 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 바람까지 심해 퍼트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많았다. 설상가상 그린 스피드가 2.2~2.5 스팀프미터로 매우 느린 수준이라 웬만큼 공격적으로 퍼팅을 해도 미치지 못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김태훈은 “퍼트감이 나쁘지 않아 괜찮았다. 일부러 컵을 지나가도록 퍼트하는데 신경썼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다음 대회에서는 그린스피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 대회에서는 그린 스피드에 적응한 상태”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참고로 김태훈은 지난해 홀당 평균 1.79개의 퍼트(33위)를 했다. 그는 “그린은 대회장마다 스피드가 다르다. 많이 쳐서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샷 감이 좋아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지난 2013년 보성CC 클래식에서 코라인투어 첫 승을 신고한 근느 2015년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과 지난해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에서 각각 우승을 따냈다. 1년 만에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면 2개월 후 태어날 2세에게도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김태훈은 “태명을 (꿀)단지라고 지었는데 사내아이다. 아직 철이 안들어서인지 실감은 나지 않지만 기분 좋을 것 같다”며 들뜬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무빙데이부터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으면 당연히 우승을 노려봐야하지 않겠는가. 컨디션도 좋고 샷 감독 좋다. 느낌도 괜찮기 때문에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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