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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이 2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16강전 일본 하리모토 도모카즈와 경기에서 공격이 성공하자 환호하고 있다. 제공 |대한탁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남자탁구 대표팀 막내가 또 다시 대반란을 일으켰다. 일본이 야심차게 키우는 천재 소년을 펑펑 울렸다.

세계랭킹 157위 안재현(20·삼성생명)이 내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달리는 16살 하리모토 도모카즈를 누르고 이번 대회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안재현은 2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16강에서 하리모토를 4-2(11-7 3-11 11-8 11-7 8-11 11-9)로 눌렀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에서 8강까지 오르는 쾌거를 썼다. 안재현은 랭킹이 낮아 이번 대회 본선 시드를 받지 못하고 예선을 거쳤다. 하지만 본선 첫 라운드부터 14위 웡춘팅(홍콩)을 4-0으로 완파, 주위를 놀라게 하더니 32강에선 29위 다니엘 하베손(오스트리아)까지 잡아내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내친 김에 4위 하리모토까지 꺾는 기염을 토했다. 하리모토는 지난해 인천에서 최강자들만 모인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 파이널스 대회 우승자다. 중국 탁구 선수 출신 부모를 두고 일본에서 태어난, 타고난 재능으로 좋은 시스템 속에 성장한 선수를 보기 좋게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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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가 25일 세계탁구선수권 16강에서 한국의 무명 안재현에게 패한 뒤 인터뷰 도중 펑펑 울고 있다. 부다페스트 | 공동취재단

안재현은 세트스코어 1-1에서 3~4세트를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특히 4세트 9-3으로 앞서다 내리 4점을 내줬음에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5세트를 빼앗겨 쫓기는 듯 했으나 6세트를 따내고 환호했다. 하리모토는 패배 직후 분한 듯 펑펑 울었다. 안재현의 8강 진출로 한국 탁구는 이번 대회 남자 단식 동메달을 확보했다. 26일 8강전 상대가 대표팀 선배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이기 때문이다. 장우진은 16강전 상대인 티모 볼(독일)이 기권하면서 8강에 입성했다. 우리 선수끼리 준준결승을 치르면서 대표팀은 4강 진출이면 주어지는 동메달을 확보했다.

안재현은 승리 뒤 “첫 출전에서 8강에 올랐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하리모토와는 5년 전까지 4승1패로 앞서 있어 해볼 만한 상대라고 생각했다. 오늘 이기는 경기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세트스코어 3-2로 쫓겼을 때 살짝 불안했지만 기세대로 가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장우진과 8강을 두고는 “우진이 형과 다른 대진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누가 이기든 최선을 다해 승부를 펼치고 싶다. 여기까지 온 이상 메달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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