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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의 마크 거만 기자가 올린 갤럭시폴드 문제 사진. 제품을 펼쳤을 때 한쪽 화면은 까맣게 변해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겨우 이틀만에 갤럭시폴드는 완전히 고장났다”며 “삼성전자에서는 스크린 상 보호필름을 제거하고 사용하면 안된다고 설명했지만 이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폴더블폰과 5G(5세대 통신)로 대변되는 혁신 기술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결함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출시를 강행하며 강공 모드를 선택한 반면 LG전자는 아직은 불안정한 5G 시장 공략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출시를 앞두고 스크린 결함 문제를 일으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첫 출시 이전 삼성전자가 블룸버그, CNBC, 더버지 등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 배포한 리뷰용 제품 모두에서 스크린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제품을 사용해본 취재진들은 갤럭시 폴드를 펼쳤을 때 스크린에 줄이 가거나, 한쪽 화면이 깜빡거리는 현상, 심하면 화면이 블랙아웃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보호필름을 제거해 벌어진 해프닝이라며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폴더블폰의 품질 문제에 의구심이 짙어지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예정대로 출시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갤럭시 폴드 출시는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가장 처음 공개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오는 26일 출시된다. 이후 유럽에서 4G(LTE)버전으로 다음달 3일 정식 출시되며, 국내에서는 5월 중순께 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정면돌파 전략을 취한 이유는 퍼스트무버 선도 기업으로서의 기업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에게 있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시장 선점에 중요하다. 올해는 5G 상용화가 이뤄지는 첫 해인 만큼 침체된 스마트폰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세계 최초 5G폰 ‘갤럭시 S10 5G’를 선보였다.

최근 애플도 퀄컴과의 동침으로 5G 칩을 공급받기로 하면서 2021년 예정됐던 출시 일정이 1~2년가량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화웨이도 연내 5G 기술을 탑재한 폴더블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초격차를 외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시장을 초기 선점해 이들과의 기술격차를 더 벌려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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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V50 씽큐. 제공 | LG전자

반면 LG전자는 5G 경쟁이 치열한 이 시점에서 직진하는 것이 아닌 우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통신 3사를 통해 지난 5일 선보인 세계 최초 5G폰인 갤럭시 S10 5G가 데이터 끊김 및 통화 먹통 현상 등을 일으키면서 LG전자도 이러한 문제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판단 끝에 출시 일정을 미뤘다. 이달 19일 출시될 것으로 발표된 ‘V50 씽큐 5G’ 의 출시를 잠정 연기한 것.

연기 이유에 대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서비스를 접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발표했다. 사실상 통신사들의 연기 독려도 일정부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선보인 삼성전자의 5G스마트폰도 품질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 LG전자까지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면,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15년 이후 저조한 실적을 이어오던 LG전자로서는 이번 출시 연기가 큰 타격이다. LG전자에게는 올해가 실적을 꼭 회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앞서 권봉석 MC·HE 사업본부장(사장) 역시 지난 2월 신제품 출시 이전 사업전략 발표회에서 “5G 이동통신은 LG전자의 강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출시를 미룬 이유는 그동안 혁신을 앞세우다 뼈아픈 실패를 겪은 전례가 있어서다. 스마트폰 제품 중 역작으로 평가받는 G3이후 LG전자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5년 디자인 혁신을 위해 제품 후면에 6가지 색상의 천연 가죽 커버를 도입한 G4를 내놓았고, 그해 하반기 사운드 기능을 강화한 V10을 출시했지만 미니아 폰으로 평가받으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후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G5를 선보였으나 유격 및 수율 문제로 소비자 신뢰마저 빼앗겼다.

G6 이후부터는 다소 보수적인 전략을 취했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적인 혁신 시도와 실패로 인한 피로감으로 혁신을 쫓기보다는 실속 전략을 바탕으로 속도는 늦더라도 과거 명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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