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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지난 15일 타이거 우즈의 통산 5번째 마스터스 우승 이후 메이저 방송국 스포츠 해설자들이 과거에 쏟아냈던 혹평들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ESPN의 간판급 해설자인 스티븐 A. 스미스는 지난해 우즈의 PGA 챔피언십 준우승을 두고 “어떤 메이저 타이틀도 우승할 수 없다. 4라운드 내내 지속적인 샷감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우즈의 메이저 우승 불가를 강조했다. 주요 방송 해설계의 빅마우스들은 한결같이 우즈의 메이저 우승은 불가능하다며 은퇴를 종용하다시피하는 멘트를 날렸다. SNS에는 우즈가 이들이 혹평하는 방송 장면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장면이 나돌고 있다.

상황은 이제 180도 바뀌었다. 잭 니클러스의 메이저 최다 18승 도전에 불씨를 되살렸다. 2008년 US오픈 우승 뒤 터진 성추문 이후 14승에 머물렀던 우즈의 메이저 도전은 불가능하게 보여졌던 게 사실이다. 크고 작은 허리 수술로 선수 생활을 연장하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14년 만의 마스터스 우승으로 꺼진 불을 확실히 살렸다. 우즈가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 것도 11년 만이다. 우즈는 마스터스 사상 43세 3개월 15일로 두 번째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니클러스가 1986년 46세2개월23일로 최고령이다.

마스터스 우승 후 우즈의 메이저 타이틀 전관왕 가능성은 500:1에서 35:1로 높아졌다. 마스터스를 30년 중계한 CBS의 짐 낸스 캐스터는 17일자 워싱턴 포스트 오피니언난에 “올 마스터스는 내가 지금껏 커버한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최고였다”고 우즈의 우승을 극찬했다. 낸스는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미국대학농구(NCAA) 토너먼트도 중계하는 CBS 스포츠의 대표 얼굴이다. 한 해 연봉만 700만 달러(79억3450만 원)다.

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우즈의 마스터스 출전을 거론하며 “멋진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은 맞았고 우승 후에도 곧바로 트위터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로 축하했다. 전 세계 스포츠 슈퍼스타들의 트위터 축하 릴레이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우즈가 스포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즈에게 미국의 민간인 최고의 훈장인 ‘대통령 자유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3명에게 스포츠 분야 대통령 자유메달을 수여했다. 사후 추서된 홈런의 아이콘 베이브 루스, 미식축구(NFL)의 스타 쿼터백 로저 스타벅, 앨런 페이지 등이다. 스타벅은 해군사관학교 장교 출신이다. 은퇴 후 미네소타주 판사를 역임한 페이지는 수비 선수로 NFL 최초의 MVP 수상자다. 종목별로는 야구가 13명으로 이 훈장을 가장 많이 받았다. 골프 선수로는 최초의 슈퍼스타 아놀드 파머,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 최초의 흑인 골퍼 찰스 시포드 등 3명이 있다. 야구가 가장 많은 13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플로리다 주피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우즈, 니클라우스와 함께 동반 라운딩을 한 적이 있다.

이제 우즈의 관심사는 메이저 타이틀 추가 우승여부다. 샘 스니드의 PGA 투어 최다 82승 경신은 시간 문제다. 우즈는 현재 81승을 거뒀다. PGA 투어는 올해부터 일정을 바꿔 PGA 챔피언십을 5월에 개최한다. 오는 5월17일 뉴욕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열린다. 우즈는 이 코스에서 2002년 US오픈을 제패한 적이 있다. US오픈은 6월14일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거행된다. 우즈는 이곳에서 2000년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당시 12언더파로 코스를 세팅한 미국골프협회(USGA)를 멋적게 만들었다. US오픈은 언더파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위 남아공화국의 어니 엘스, 스페인의 미겔 앙헬 히메네스와의 타수가 무려 15타 차였다. 모두 US오픈 기록이다. 7월에 벌어지는 브리티시오픈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 코스는 처음이다. 노던 아일랜드에 소재한 이 코스는 1951년 이후 68년 만에 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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