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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염정아가 영화 ‘미성년’으로 또 한 번 자신의 연기력을 뽐냈다.

11일 개봉한 ‘미성년’은 첫 연출을 훌륭하게 마친 배우 김윤석에 대한 칭찬과 함께 주인공으로 나선 염정아의 연기력에 대한 감탄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영화는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으로 두 집안의 모녀가 겪게 되는 이야기로, 염정아는 크나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엄마이자 여자로서 단정한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영주 역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지난해 11월 뜻밖의 흥행작으로 주목받은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과 연초 전국민을 들썩이게 한 JTBC 드라마 ‘SKY캐슬’을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염정아가 또 한 번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며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손색 없는 연기력에 다른 배우들의 칭찬도 자자하다. 염정아는 “내 앞에서는 그런 얘기를 안해주니 난 모르겠다. 다들 더 잘 하는 분들이 왜 내 칭찬을 그렇게 했나 모르겠다”며 칭찬이 부끄러운 듯 말했다. 그러면서 “매작품에 각자 자기가 돋보여야 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어떻게든 내몫을 하려고 책임감 있게 했다”며 자평했다.

그런 염정아에게 스스로 잘 한다 생각하는게 뭐냐고 물었더니 베시시 웃으면서 “사랑을 주는거”라고 답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둔, 천상 엄마여서 고민없이 나오는 답이었다. “잘 하는 게 없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음악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신경도 없다”는 그는 “눈치는 빠르다. 감이 빠르다. 촉이 빠르다”며 나름의 재능을 찾았다. 그런 ‘감’이 좋아 공감을 얻는 연기를 펼칠 수 있으리라 추측이 되는데, 이말에 염정아도 “감정도 남이 같이 가줄 때 좋은거지 혼자 빠져 있으면 보기 힘든거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최근의 연기 성과에 대해 자신의 ‘연기감’을 키운 덕분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염정아는 “나는 그냥 똑같은데, 더 잘 하고 싶어서 열심히 한 것밖에 없다. 어느 순간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어졌고, 현장 가는거 자체가 너무 좋고, 캐릭터를 만나는게 설레졌다. 그러면서 열심히 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운이 좋아 좋은 작품을 연달아 만났다. 그래서 갑자기 사랑받게 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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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기력으로 손에 꼽히는 배우가 돼 염정아를 롤모델로 꼽는 후배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염정아는 “제 나이에는 결혼을 한 분이 있고, 안한 분이 있다. 그런데 전 한 케이스다. 결혼을 하면 여러가지 걸리는게 있다. 그런 입장이어서 그 입장만 보고 이야기하면,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일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하면 안되고, 가정 때문에 일을 소홀히 하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힘든일이지만 두가지를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한다”고 답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워킹맘으로서의 소신이었다.

워킹맘으로서 어려움도 없지는 않았을텐데 염정아는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었던 이유로 배우라는 직업의 고마움을 꼽았다. “오래 쉬진 않았지만, 육아를 해야해서 쉰적이 있다. 두개를 다 할수는 없었다. 너무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됐다. 그래도 그거 자체도 너무 행복한 일이었다. 대부분의 여자는 경력단절이 되면 복귀가 어려운데, 배우들은 그런면에서 좋은 것 같다.” 복귀에 대한 압박이나 두려움이 없었던 건 그만의 내공 덕분인지도 모른다. 그는 “화려하게 돌아가는 건 아닐지 몰라도,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불안한 건 없었다”면서 “뭘 해도 상관 없고, 내가 하는 일이니까 괜찮았다”고 말했다.

“뭘 해도 상관없다”고 이야기한 그의 말은 이제 “뭘 해도 잘 해낼 수 있다”로 들린다. 그간 염정아가 보여온 연기는 남달라서, 뭘 해도 새삼 돋보이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차기작으로는 영화 ‘시동’(최정열 감독)을 선택해 촬영에 돌입했다. 염정아의 비중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중과 상관없이 염정아가 이번에는 어떻게 또 자신의 몫을 해낼지 기대가 모인다.

cho@sportsseoul.com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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