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캡틴 손흥민 \'마침내 터진 골\'
손흥민이 26일 한국-콜롬비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태극전사들의 투혼과 6만 관중의 함성이 어우러져 ‘케이로스 징크스’를 털어냈다.

한국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콜롬비아를 안방에서 격파했다. 2019년 UAE 아시안컵 8강 탈락 충격에서 벗어나 반전을 시작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친선 경기에서 전반 16분 손흥민의 선제골과 후반 14분 이재성의 결승포를 묶어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22일 볼리비아전에서 1-0 승리를 챙겼던 한국은 한 수 위로 여겨졌던 콜롬비아까지 누르며 아시안컵 뒤 첫 A매치 2연전에서 크게 웃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콜롬비아와 맞서 4-1-3-2의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유지한 한국은 초반 주도권을 틀어쥔 채 원정팀을 몰아세웠고 전반 20분이 되기 전 결실을 맺었다. 벤투 감독 부임 뒤 A매치 8경기에서 골이 없었던 에이스 손흥민이 마침내 환호했다.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달려들던 손흥민에게 볼을 뿌렸고 손흥민의 강력한 오른발 슛은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반 아르볼레다 골키퍼의 손을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그가 A매치에서 득점한 것은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이후 처음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7년 11월 콜롬비아와 홈 평가전에서도 멀티골을 쏘며 1년 이상 지속된 필드골 가뭄에서 벗어난 적이 있다.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노란색’ 유니폼에 강한 손흥민의 법칙이 이날도 증명되면서 벤투호 첫 골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볼터치와 패스워크가 좋은 콜롬비아의 파상 공세에 ‘두 줄 수비’로 대항하던 한국은 후반 4분 상대 측면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에게 기습적인 동점포를 허용했다. 한국 수비지역 오른쪽을 이리저리 휘젓던 디아스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대각선 슛을 쐈는데 이게 골키퍼 조현우를 지나 골문에 그대로 꽂혔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어 공격 비중을 늘린 한국은 10분 만에 이재성의 결승골로 다시 2-1로 앞서나갔다. 그의 왼발 슛을 이번에도 상대 골키퍼 아르볼레다가 잡다가 빠트리면서 한국의 두 번째 득점이 완성됐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한 카를로스 케이로스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은 1-2로 뒤지자 한 때 ‘신계의 사나이’로 불렸던 스트라이커 라다멜 팔카오를 투입해 총력전을 전개했다. 이 땐 러시아 월드컵을 사로잡았던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빛났다. 종료 직전 원정팀의 골도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결국 한국의 승리로 90분 드라마가 끝났다. 조현우는 경기가 막바지로 흐를 수록 신들린 듯한 선방을 펼쳐 김승규와 선의의 경쟁에 다시 붙을 붙였다.

이날 승리는 한국 축구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란 지휘봉을 잡아 한국전 4승1무, 무실점을 이끌었던 케이로스 감독과 승부에서 드디어 골을 넣고 이겼기 때문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보다 더 강한 콜롬비아 지휘봉을 잡아 이날 벤치 앞에서 쉴 새 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한국전 승리 비책을 마련했으나 손흥민과 이재성 등 한국 두 유럽파의 골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선발 명단에서 하메스와 팔카오를 빼는 등 한국을 쉽게 봤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한국은 역대 콜롬비아와의 A매치에서 4승2무1패를 기록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게 됐다.

한국 축구는 홈에선 어떤 팀과 붙어도 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이번 콜롬비아전을 통해 증명했다. 벤투 감독 부임 뒤 홈 6차례 A매치에서 4승2무,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 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전 1-3으로 진 이후엔 안방에서 단 1패만 기록하게 됐다. 한국은 오는 6월 홈에서 호주 등 아시아 두 팀과 평가전을 치르게 된다. 7월 조추첨 뒤 9월 2차예선부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향해 나아간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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