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손흥민, 선제골 뒤의 유유자적~!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상암벌은 여전히 뜨거웠다. 6만 명이 넘는 관중이 화요일 밤을 달궜다.

지난 22일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에는 4만1117명의 관중이 울산문수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벤투호 출범 이후 5경기 연속 매진 기록이었다. 이와 함께 서울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전도 만석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매진 분위기는 일찌감치 감지됐다. 지난 8일 온라인 판매가 시작된 입장권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선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두고는 ‘예매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매가 종료되는 경기 당일 오후에는 좌석 대부분이 동났다. 2, 3등석 1000석 정도만 현장판매분으로 돌아갔다.

경기 당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지하철역 인근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해가 넘어가지도 않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북측 광장에 설치된 이벤트 부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킥오프 1시간 전이 되자 경기장 주변은 발 디딜 틈조차 없어졌다. 경기장 밖 편의점은 만원 관중에 대비해 미리 별도의 천막을 쳐두고 판매원을 두 배로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엄청난 길이의 줄이 늘어섰다. 주변 도로에도 차가 가득 찼다. 인도는 치킨을 든 배달원들과 이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축제 분위기였다.

경기장 안은 더 뜨거웠다. 관중은 경기 전 몸을 풀기 위해 나온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팬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센스 넘치는 문구를 담은 응원 도구들도 눈길을 끌었다. 관중의 함성은 선수들과 함께 워밍업을 마친 듯 경기가 시작하자 뜨겁게 경기장 안을 가득 메웠다. 한국이 공격을 펼칠 때마다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이날 상암벌을 채운 함성은 무려 109db(데시벨)에 달했다.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바로 옆에서 듣는 것(100db)보다 높은 수치였다.

벤투호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에 패하면서 8강에서 탈락했다. 우승을 노리던 한국 입장에는 기대에 한참을 못미치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자연스럽게 아시안컵 이후 A매치 흥행에 대한 우려가 따라왔다. 그러나 팬심은 돌아서지 않았다. 팬들은 6만 석이 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채우고 선수들을 향한 변함없는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daerye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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