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가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파이리츠시티에서 열린 피츠버그 스프링캠프 공식훈련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2016.02.26.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결국에는 홈런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피츠버그의 강정호(32)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시범경기에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를 제치고 시범경기 홈런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강정호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앤드류 캐시너의 3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7회초까지 경기를 소화한 강정호는 시범경기 기간 타율 0.238 7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90을 기록했다. 일찌감치 주전 3루수 자리를 확정지은 가운데 오는 29일 신시내티와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2019시즌 대장정에 돌입한다.

건재한 것은 장타력 뿐만이 아니다. 동양인 내야수 중 유일하게 빅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원인은 빼어난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한 수비력이었다. 타격지표도 돋보이지만 시범경기 기간 동안 보여준 수비 능력 또한 주전 3루수로서 더할 나위 없었다. 강정호는 시범경기 기간 주전 3루수 경쟁을 벌인 콜린 모란보다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지난 23일 탬파베이전에서는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하며 상황에 따라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가능성도 높였다. 강정호는 2014시즌까지 KBO리그에서 최정상급 유격수로 활약하다가 빅리그에 진출했고 메이저리그(ML) 첫 해였던 2015시즌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갔다. 빅리그 데뷔 시즌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유격수에서 3루수로 포지션이 고정됐으나 프로 입단 후 대부분의 시간을 유격수로 출장했다. 언제든 유격수로 나설 수 있다.

현지 언론도 강정호의 수비력에 주목하고 있다. MLB.com 피츠버그 담당 아담 베리 기자는 24일 강정호의 시범경기 활약 원인을 비시즌 훈련으로 꼽았다. 베리 기자는 강정호가 비시즌에도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따뜻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훈련과 식단조절을 병행하며 최고의 컨디션으로 스프링캠프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도 강정호에 대해 “피츠버그 입단 후 가장 좋은 몸상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겨울 강정호에게 훈련을 지도했던 잭 레이 트레이너는 “매일 같은 시간에 훈련장을 찾았다. 쉬는 날 없이 매일 훈련하더라. 나를 포함해 우리 스태프 모두가 강정호의 자세에 놀랐다”고 밝혔다.

당시 강정호는 4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일정을 짰는데 실제로는 휴일없이 프로그램을 마쳤다. 비시즌 프로그램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근육량은 늘렸다. 식단도 피츠버그 구단이 제공하는 영양식으로 제한했다. 수비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내야수 맞춤형 훈련을 소화했고 그 결과 수비 범위와 민첩성이 두루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피츠버그 입단 당시부터 강정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토드 톰칙 트레이너는 “강정호가 2년 전처럼 자신의 커리어를 고스란히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2년 동안 자신의 잘못과 부상 등으로 시련을 겪었지만 이제 다시 질주할 준비를 마쳤다”며 강정호의 재기를 확신했다. 현지 언론들도 강정호를 2019시즌 재기상(Comeback Player of the Year)의 강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