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은 슈퍼맨?', 톱다운 경영 시스템 문제점은?[YG위기진단②]
    • 입력2019-03-25 06:00
    • 수정2019-03-2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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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캡처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위의 메신저 대화 내용은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이하 회장)가 자신의 SNS계정에 직접 올렸던 캡처 사진이다.

양 회장은 YG 대주주(2018년 9월 기준 지분율 17.33%)이긴 하지만 회사 내 공식직함은 없다. 대표이사는 그의 친동생 양민석 대표이고, 이사진에도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뮤직비디오, 방송국과 관련된 위의 대화 내용으로도 엿볼 수 있듯 양 회장은 회사 내의 모든 결정 사항에 관여한다. 양 회장이 철저히 위에서 아래로 전달하는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소통이 YG의 스타일이다.

최근 YG가 아티스트들의 일탈 등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양 회장의 기획사 경영 및 운영 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직원들이 양 회장의 입과 결정만을 기다리거나 수동적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YG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됐거나 옆에서 지켜봤던 이들의 이야기, 지적을 통해 현 YG의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하는 일이 너무 많은 양현석, 혹시 ‘슈퍼맨?’
YG에서 양현석 회장이 관여하는 일의 범위는 상상 이상이다. 음악과 안무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기본이고, 뮤직비디오 편집, 음원 믹싱 등에도 관여한다. 심지어 공연 포스터에 들어가는 작은 그림 하나, 오탈자 및 띄어쓰기 체크도 양 회장의 몫이라는 게 여러 관계자들의 일관된 증언이다.

한 관계자 A는 “YG를 이 정도 성장시킨 것에 대해 분명 양 회장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콘텐츠에 대한 ‘감’이 뛰어나지 않았다면 회사를 어떻게 3대 기획사로까지 성장시켰겠냐”라며 “본인이 아티스트 출신이다 보니 아티스트와 관련된 모든 것에 신경을 쓰는데 빠르게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린 사례가 많다. 창조성이 중요한 콘텐츠 분야에서는 이처럼 한사람의 독단적인 선택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끗’ 차이를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요소일 때도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A는 “오히려 너무 많은 성공사례들이 있다는 게 ‘독’이 될 수도 있다. 본인이 직접 모든 걸 해서 성공시킨 사례가 많이 때문에 어떤 것 하나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또다른 관계자 B는 “양 회장은 회사의 너무 많은 부서에서 너무 많은 사람에게 너무 많은 보고를 받는다. 혼자 모든 걸 세세하게 고려해서 결정하고, 처리한다는 게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콘텐츠와 관련된 부분은 지금처럼 진두지휘하더라도 그 외의 분야에 대해선 우수한 자원이 많은 자기 회사 직원 및 시스템을 믿고,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 C는 “모든 논란을 뛰어넘을 정도로 콘텐츠가 압도적이고, 엄청난 인기를 끌 때라면 양 회장의 독단적인 회사 경영 시스템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라면 언제든 공격당하기 쉬운 운영 방식”이라며 “한사람이 좌지우지하는 시스템의 회사는 최종결정권자가 방향성을 잃어버리면 모두가 함께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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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가 수동적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
B는 “회사 일의 하나부터 열까지 관여를 하다보니 해당 분야 직원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많은 부서 직원들이 수동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소신을 갖고 일할 환경이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회장의 한마디면 중단된다”며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해 C는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환경이 아니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지금도 회사 차원에서의 대응이 한발자국 늦거나, 안일하게 대응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A도 이에 대해 “아티스트나 회사의 문제점에 대해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직언 혹은 충언을 해도 제대로 전달되거나 반영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아티스트의 사생활 콘트롤과 관련해서 이런 요소가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도 있다. B는 “빅뱅은 사실상 회사 내에서 조언이나 지적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양 회장도 콘트롤이 안되는 존재이니, 다른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환경에 오래 직면한 것이 빅뱅의 논란을 키운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현석, ‘K팝 대표 제작자’로서 좋은 ‘롤모델’인가?
가요관계자 D는 “SM엔터테인먼트가 주춤할 때 우리가 이수만 프로듀서 한명을 비난하진 않는다. SM의 경우 회사 내 주요 의사 결정이 시스템적으로 돌아가고, 내부 전문가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된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YG의 경우는 다르다. 아티스트가 성공해도 양현석 회장의 성공으로 불리고, 회사에 위기가 와도 양현석 회장에게 비난의 초점이 모아진다. 이는 양현석 회장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 F는 “K팝을 대표하는 제작자이자 프로듀서로서 양현석 회장이 타의 모범이 되겠다는 인식을 얼마나 갖고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양 회장이 홍대 클럽(러브시그널)의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나. 탈세의혹도 일었다. 과연 상장사인 가요 기획사 수장이 클럽을 운영하는 게 맞나. 여러 일탈, 탈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업 분야다. 다른 기획사가 왜 확실한 ‘캐시카우’인 클럽 운영을 하지 않겠나. 부작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업계 전체에, 소속 가수들에 모범을 보여야할 위치에 있는 양 회장으로선 분명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YG 같은 대형 기획사가 아티스트의 인성, 일탈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K팝 및 한류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요즘 가요 기획사 사이에선 JYP 박진영 프로듀서가 재평가받고 있다. 박진영 프로듀서는 스스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고, 이런 철학을 소속사의 아티스트 및 연습생 관리에도 적용시킨다. JYP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이 따라야할 ‘롤모델’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셈이다. 양현석 회장은 자신이 YG아티스트들에게 그런 존재인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양현석 YG대표프로듀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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