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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왼쪽)와 나상호가 지난 22일 열린 볼리비아전에 출전해 드리블하고 있다. 울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축구대표팀 측면 경쟁이 뜨겁다. 격전지는 왼쪽이다.

오랜 기간 대표팀 왼쪽 측면 공격은 손흥민이 이끌어왔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후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에게 투톱 중 한 자리를 맡겼다. 러시아 월드컵 이후 부임한 벤투 감독 역시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중앙에 기용했다. 아시안컵에서는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놨고 변화를 선언한 볼리비아전에서는 지동원과 함께 투톱을 맡겼다.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하자 왼쪽 측면에선 치열한 자리다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1라운드 승자는 이청용이었다. 왼쪽 날개로 아시안컵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청용에게 더 익숙한 포지션은 오른쪽 날개다.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볼리비아전에서는 오른쪽 윙어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득점까지 기록했다. 왼쪽 측면에는 나상호가 선발로 낙점받았다. 나상호는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이전부터 왼쪽 윙어로 낙점했던 자원이었지만 대회를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기량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볼리비아전은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대표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기대를 넘지 못했다. 한국은 볼리비아를 압도했다. 경기 내내 한국의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나상호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결정적인 기회를 잡거나 만들지 못했다. 무난한 활약 정도에 그쳤다.

대신 후반전에 나상호의 자리에 교체 투입된 이승우가 빛을 발했다. 이승우는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빠른 발과 기술을 이용해 볼리비아의 수비진을 교란했다. 끊임없이 공간을 찾아 들어가며 기회를 엿봤다. 후반 36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두 명의 선수를 홀로 제쳐내고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문 위로 벗어나는 슈팅이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장면이었다.

이승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벤투 감독에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나상호에게 밀렸다.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가 나상호가 부상을 입으면서 대체 선수로 발탁됐다. 여전히 볼리비아전 선발로 선택받은 나상호가 조금 더 경쟁에서 앞서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K리그2에서 보여준 득점력과 직선적인 공격 스타일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승우는 소속팀인 헬라스 베로나에서 주전으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값진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반면 나상호는 일본 FC도쿄로 이적한 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리그컵 경기에 주로 출전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대표팀에서의 입지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카타르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이 3년. 경쟁이 시작됐다.

daerye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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