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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벡랜치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 빅리거 중에는 2002년 당시 텍사스 소속으로 개막전에 나선 박찬호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7년 만이다. 박찬호는 LA다저스 소속으로 2001년 개막전 선발로 나서 한국인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닷컴)는 23일(한국시간) ‘LA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개막전 투수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빅리그 진출 이후 7년 만에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KIA 서재응 투수코치는 “개막전 선발 투수는 정말 아무나 못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평생의 영광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선수만이 밟을 수 있는 꿈의 무대다. 투수라면 누구나 개막전과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이가 이런 역할을 맡게 된다면 정말 뿌듯할 것”이라며 반겼다.

류현진은 오는 29일 오전 5시 10분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애리조나와 개막전 마운드에 오른다. 상대 선발은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우완 잭 그레인키다. 개막전 선발등판 소식을 전해들은 류현진은 “분명히 특별하다. 미국에 온 이후 첫 개막전 선발”이라며 “개막전 선발에 대해서는 정말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우선순위도 아니었다. 내 목표는 투구 수와 이닝을 늘려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짐작도 하지 못했다”며 반색했다.

‘절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왼어깨 염증으로 개막전 출격이 어려워졌다. 커쇼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연속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최고 투수다. 커쇼의 전력이탈 소식이 전해진 뒤 워커 뷸러와 리치 힐 등이 개막전 대체 선발로 먼저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이 “우선순위도 아니었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뷸러는 몸관리가 필요한 상태고 사실상 유일한 경쟁자이던 힐이 무릎을 다쳐 류현진에게 기회가 왔다. 서 코치는 “누군가를 대신한다더라도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없으면 개막전 선발 자리를 맡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저스는 홈에서 개막을 맞는다.

의미있는 개막전 선발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1패 방어율 3.00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한 류현진은 올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스스로도 “시즌 20승을 목표로 삼고 시즌을 치를 것”이라고 말할만큼 컩디션 관리가 잘 됐다. 2015년 왼어깨, 2016년 팔꿈치를 수술하고 지루하고 외로운 재활을 견뎌낸 그는 지난해 후반기에 폭발적인 투구를 하며 퀄리파잉오퍼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현지에서도 “건강만 하다면 빅리그 에이스”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몇몇 팬사이트에서는 “사이영상에 근접한 시즌을 보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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