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죽을 만큼 고민하고, 죽을 만큼 연기했어요. 최고로 잘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된 소중한 작품이었어요.”

배우 천우희에게 있어 영화 ‘우상’(이수진 감독)은 남다른 의미의 작품이다. 그는 사고의 중요한 열쇠를 쥔 최련화 역을 맡아 러닝타임 내내 놓칠 수 없는 긴장감을 자아내며 극을 이끌었다. 눈썹을 모두 밀고, 짧은 앞머리에 조선족 사투리를 선보인 천우희의 연기는 강렬함 그 자체였다. “왜 내게 이렇게 어려운 캐릭터가 오나 생각했다”고 귀여운 토로를 전한 천우희는 “아무래도 세고 어렵고 신비로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서 그런 것 같다. 한국 영화의 어려운 캐릭터를 맡는 것이 임무처럼 받아들여질 때가 있었다. 자부심이 될 수도 있지만 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다. 이번엔 유난히 공존해 외롭기도 했지만 소중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전사도 많지 않은 캐릭터였기에 천우희의 고민이 거듭된 작품이었다. 그는 “죽을 만큼 고민하고, 죽을 만큼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로 잘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것은 항상 자신했다. 진심을 다해 진정성 있게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몰입에 대한 솔직한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천우희는 “그동안 캐릭터에 대한 후유증이 없었는데 이번엔 저도 모르게 동화가 많이 됐다. 눈썹이 없어서 집 밖에 못 나가 그럴 수도 있지만 TV를 보는데 예쁜 여배우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괴로운 길을 스스로 내가 가고 있는건가’ 생각했다. 영화를 정말 잘 해내고 싶었고 ‘한공주’만큼이나 잘 표현해내고 싶었던 의무감도 있었다. 선배님들도 워낙 훌륭하시니 열의가 강했다. 하지만 생각한 것 만큼 따라주지 않아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저를 많이 돌아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천우희에게 ‘우상’의 촬영 시기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생각이 있었던 때였다. 그는 “그 때는 故김주혁 선배님의 일을 겪고 나서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순간이었다. 이렇게까지 연기를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생각을 했다. 나름 고민의 시간을 했던 작품이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래도 지나고 보니 너무 소중했다. 이 일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된 작품이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천우희
배우 천우희.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고민도 있었지만 지금의 천우희를 있게 해 준 ‘한공주’ 이수진 감독과의 재회, 그리고 대선배 한석규, 설경구와의 호흡은 천우희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이에 “선배님들이 정말 예뻐해주셨다. 그 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소중했다. 선배님들과 이수진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세 분이 아니었다면 영화를 잘 버틸 수 있을까 싶었다. 너무 든든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또한 “두 분의 미친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자세도 높이 생각한다. 묵묵히 오랫동안 일을 하셨다는 것이 대단했고,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배운점을 전했다.

천우희의 차기작은 JTBC 새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다. 그의 오랜만에 안방 복귀작이자 ‘천만감독’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기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천우희는 “예전부터 코미디나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 제 모습을 보고 싶다. 더 어려울 수 있고 제 진지한 연기들만 보셨기에 반감이 드실 수도 있다. 걱정도 되지만 도전해보고 시도해보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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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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