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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축구 프로그램이 14일 UEFA 챔피언스리그 토트넘-도르트문트전 때 손흥민의 득점 당시 움직임을 분석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는 경기장 내 별도 카메라 투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자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중계 화면에 나오지 않는 손흥민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겨났다. 이른바 ‘손흥민 직캠’에 대한 수요다. 최근 일부 유투버들이 손흥민의 경기장 내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어 올리고 있으나 이 역시 광고가 붙는 등 상업적 성격을 띠고 있어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다. 프리미어리그 국내 중계사 역시 이런 ‘손흥민 직캠’이 안 된다는 공지를 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프리미어리그 관전 후기를 찍어 올릴 때 경기 내용 전혀 없이 관중석 표정만 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중계사가 별도로 ‘손흥민 직캠’을 찍는 것은 안 될까. 지난해 12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선 국내 중계사가 결승 2차전 때 그라운드 안에 카메라를 투입해 국제신호로 불리는 중계 화면 외에 박 감독을 단독 촬영하는 ‘박항서 직캠’을 화면 오른쪽 하단에 띄워 화제가 됐다. 그러나 방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손흥민 직캠’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예전에 국내 방송사 카메라가 한국 선수 촬영을 위해 중소구단의 경기장에 별도 카메라를 갖고 들어간 적이 있었다. 해당 구단이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이 아니다보니 관련 규정을 잘 몰라 국내 중계사 카메라 진입을 허락했는데 이를 나중에 안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측에서 방송 금지 공문과 함께 촬영분을 전량 회수한 적이 있었다. 결국 손흥민 직캠, 기성용 직캠은 안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영국은 축구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만약 특정 중계사의 직캠이 허락되면 경기 후 분석 프로그램을 위해 다양한 촬영이 이뤄질 것”이라며 “BBC의 유명 분석 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도 중계 화면을 갖고 정리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다만 스페인 라리가처럼 프리미어리그보다 상업적으로 떨어지는 리그는 지역 방송사 등의 별도 카메라 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박항서 직캠’도 스즈키컵의 상업적 규모가 프리미어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고, 특히 단일 경기여서 비용이 적다보니 투입 가능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년마다 동·하계가 번갈아 열리는 올림픽에서도 특정 선수나 국가를 위한 ‘직캠’은 허용되지 않는 게 원칙이다. 다만 2014년부터 2032년까지 10개 올림픽의 대미 중계권료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무려 120억 달러(약 13조원)를 내는 미국 NBC는 예외어서 경기장 내 별도 카메라 투입이 가능하다. 13조원은 IOC 전체 수입의 4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이 정도 돈이면 IOC도 ‘예외’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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