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고퀄리티 자체중계…고정관념 깨고 새 마케팅 창구 진화
    • 입력2019-03-18 06:01
    • 수정2019-03-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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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자체 중계방송을 가동, 경기 전 박건규(오른쪽) 방송기술팀 총괄감독이 오디오 체크를 하고 있다. 고척 | 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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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자체 중계방송을 가동, 경기 전 박건규(오른쪽) 감독이 오디오 체크를 하고 있다. 고척 | 김용일기자

[고척=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들리세요? 신호 들어왔습니다.”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시범경기. 키움의 자체 중계방송 제작을 맡은 박건규 휴로인터랙티브 총괄감독은 경기 3시간을 앞두고 카메라 신호를 잡느라 분주했다. 신호가 잡히면 카메라 감독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웃었다.

키움의 ‘고퀄리티’ 자체 중계방송이 야구팬과 관계자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지상파 3사와 자회사인 케이블 스포츠 채널이 광고 수입 감소 등을 이유로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구단마다 자체 중계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로 최소한의 장비를 동원해 경기 영상을 SNS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키움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케이스다. 지난 14일 자체 중계방송 첫날 팬은 물론 현장에서 지켜본 취재진도 ‘입을 쩍’하고 벌렸다. “TV 중계를 보는 느낌”이라는 게 대다수 견해다. 특히 다른 구단이 내야에 카메라 1~2대를 활용한 것과 다르게 키움은 외야 펜스 부근에도 카메라를 설치, 배터리 샷(투수와 포수, 타자가 함께 나오는 화면)을 내보냈다. 돔구장 특성상 바람 등 날씨 변수에 얽매이지 않아서 가능했다. 화면의 질 뿐 아니라 해설진도 응원단장이나, 치어리더, 스카우트 등 각 분야 전문 인력이 투입돼 보는 재미를 더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키움의 자체 중계 제작 과정을 깊숙히 들여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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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자체 중계방송을 가동, 전광판 펜스 구역 카메라를 맡은 강병찬 감독이 마운드를 향해 카메라를 테스트하고 있다. 고척 | 김용일기자

◇ 카메라 4+2, 인력은 단 6명…“최소 투입-최대 결과, 밤새 고민했죠”
자체 중계방송이 확정된 건 지난 13일 밤 11시였다. 박화연 키움 마케팅 팀장은 “구단마다 자체 중계 바람이 불 때였는데 이왕이면 소셜미디어와 실시간 스트리밍을 전문적으로 하고 중계방송 경험이 있는 업체를 섭외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휴로인터랙티브는 K3리그처럼 지상파에서 잘 팔리지 않는 스포츠 종목은 물론 다른 산업군 행사 등의 콘텐츠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간 500회 이상 라이브로 중계해왔다. 지상파, 케이블채널 중계방송만큼의 고가 장비를 지닌 것은 아니지만 최상의 퀄리티를 낼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박건규 감독은 “방송국은 중계차 등을 포함해 40억원 수준의 장비가 동원된다. 그러나 우리는 장비를 합해야 5000만원 수준 밖에 안 된다. 대신 카메라 배치 및 배율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첫날부터 타 구단 보다 최대 2배가 많은 4대의 카메라를 투입했다. 양쪽 더그아웃 방향에 놓인 내야 카메라 2대는 사양이 떨어지는 기종이지만 외야에 배치한 ‘배터리 샷’, 본부석 근처에 공을 쫓는 ‘팔로우 샷’ 카메라엔 최대한 신경을 썼다. 이후 거치캠 두 대를 더 추가했다. 외야 펜스 카메라를 담당하는 강병찬 팀장은 “방송국은 흔히 스탠다드 카메라나 최소 100배율 이상 렌즈가 투입되는데 우리는 일반 ENG카메라에 광케이블을 연결했다. 렌즈도 33배율인데 최대한 투수와 타자의 동작을 보고 ‘줌’ 기능 기술적으로 살렸다”고 설명했다.

제작 인력은 6명에 불과하다. 첫날 준비 과정에만 10명이 참여했을 뿐 둘째 날부터 총괄감독 1명, 기술감독 1명, 카메라 감독 4명 등 6명만 투입되고 있다. 총괄은 말 그대로 전체 중계상황을 보면서 지휘한다. 기술감독은 제작 인력 중 가장 바쁘다. 자체 중계에서 가장 호평받고 있는 ‘리플레이’와 ‘자막’ 등 중계의 질을 높이는 크고 작은 기능을 직접하고 있다. 특히 리플레이는 TV 중계보다 가동 시점이 더 빨라서 팬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장우영 기술감독은 “영업 기밀이어서 모든 것을 밝힐 순 없다”고 웃으며 “라이브 슬로우 모션(LSM)과 관련해서는 기술적으로 준비가 돼 있었다. 다만 일부 팬이 ‘볼카운트’ 등도 실시간 요구를 하는데 손이 모자라서 그 부분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리플레이나 투수의 구속, 현장음 등 기존 TV 중계에서 느낄 수 있는 요건을 반영하려고 했다”며 “혼자 하다보니 화장실에 못 간다. 일부러 경기 중엔 물도 안 마시려고 한다”고 웃었다. 전체적인 제작 과정은 경기 3시간 전 총괄, 기술감독이 어우러져 카메라 신호를 잡고 LSM 등 중계 기술에 필요한 시스템을 점검한다. 최종적으로 오디오 체크를 한다. 그리고 경기 1시간여 앞두고 캐스터 등 해설진과 간단한 미팅을 하면 중계방송 준비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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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펜스에서 배터리 샷을 통해 중계방송에 나가는 화면 및 구속, 트랜지션. 신일 캐스터 중계 리허설. 김용일기자

◇ ‘특별한 해설+재미’ 고정관념 깨고, 새 마케팅 창구로 진화
독특한 해설 조합을 통해 재미를 추구한 것도 성공이었다. 김정석 키움 응원단장과 유재환 MC가 초반 중계를 맡아 팬과 소통하며 재미를 줬다. 이후 전문적인 중계에 대한 팬 요구가 늘어나면서 키움 측은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서 활약한 프리랜서 신일 캐스터를 16일부터 투입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담당했던 허승필 운영보좌팀 과장이 해설위원으로 투입돼 TV중계에서 접하기 어려운 팀 내부의 다양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날 역시 선발투수로 등판한 에릭 요키시의 긴 수염을 두고 여러 네티즌이 궁금해했는데 허 과장은 “이 선수가 젠틀한 이미지인데 수염을 기르니까 상대 타자들이 위압감을 느끼는 것을 보고 와이프와 얘기를 하다가 수염을 자르지 않기로 했다더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선발라인업에서 빠진 박병호에 대해서도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일 캐스터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일반 방송과) 중계 퀄리티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도 팀 기반의 중계가 많이 등장하는데 우리도 틀에서 깬 새로운 형식의 중계 콘텐츠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구단 입장에서도 새로운 비전 통로다. 올해 중계방송사는 정규시즌 전체 90%만 의무 중계한다. 비인기구단이나 중계 노출도가 떨어지는 구단 입장에서는 이러한 플랫폼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또 제2의 마케팅 채널로도 활용할 수 있다. 키움만 보더라도 지난 15일 유튜브 자체 중계방송을 시청한 누적 인원만 3만592명에 달했다. 동시 최대 접속자는 1만3317명. 구독자수도 자체 중계 이후 1만 명 이상 늘어났다. 박화연 마케팅팀장은 “10만 구독자가 되면 광고를 붙여 또다른 마케팅 창구로도 활용하려고 한다. 자체 중계화면 (오른쪽 상단)엠블럼 들어가는 곳에 광고를 넣거나 (방송 중)트랜지션 때 우리 광고주 BI를 넣어서 판매 채널로도 구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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