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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첫 패배가 쓰리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현대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다.

전북은 13일 태국 부리람의 창 아레나에서 열린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2차전 경기서 0-1로 졌다. 한 수 아래 상대를 맞아 고전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이날 패배로 전북은 G조 3위로 떨어졌다. 같은 날 일본의 우라와레즈가 베이징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1승1무 승점 4로 1위에 올랐다. 부리람이 1승1패 승점 3으로 전북과 동률을 이루지만 ACL에는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아직 네 경기나 남아 있긴 하지만 분명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모라이스 감독도 전북의 동남아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북은 2012년 부리람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6년간 동남아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태국 무앙통 유나이티드전에서 비겼고, 2015년과 2016년에는 베트남 빈즈엉전에서 각각 1-1 무승부, 2-3 패배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부리람에 2-3으로 졌다. 올해 경기까지 포함하면 최근 3년간 동남아 원정서 전패를 당했다. 태국과 베트남의 강자들을 상대로 6년간 거둔 성적은 2무3패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전북에게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이 정도면 징크스다.

전북 선수들은 부리람 원정으로 인해 녹초가 됐다. 동남아 원정은 기본적으로 까다롭다. 시차는 2~3시간으로 크지 않지만 기후 차로 인한 체력 소모가 심하다. 이번 부리람전이 열린 시간에도 현지 기온은 34도를 육박했다. 아직 겨울 날씨인 한국과 기후 차이가 커 선수들은 적응하기 더 어려웠다. 지난 9일 수원전을 치르고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피로도도 심했다.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내보냈음에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단순히 한 경기 패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북은 17일 홈에서 강원과 K리그1 3라운드를 치른다.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모라이스 감독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모라이스 감독은 시즌 초반 최대한 좁은 폭에서 스쿼드를 운영하고 있다.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문선민과 한승규는 초반 4경기 중 주전으로 뛴 적이 없다. 최영준이 K리그1 한 경기에서 선발로 뛰었을 뿐이다. 장윤호와 이근호 같은 젊은 선수들은 아직 교체로도 출전하지 않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판단하고 보수적으로 선수단을 활용하는 분위기다. 부리람 원정에서 주전 선수들은 체력 소모를 심하게 했다. 강원이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에도 로테이션 없이 가는 것은 무리수가 될 수 있다.

K리그1은 주말 3라운드 이후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전북은 최철수, 김진수 외에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가 없다. 일단 강원전을 잘 넘기면 팀을 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연패는 피해야 한다. 경쟁팀들의 저항이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전망되는 시즌이라 초반 연패를 당하면 팀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수 있다. 모라이스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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